탄핵 문제가 결론 내려진 뒤 개각을 단행할 경우 여당 인사를 어느 정도 기용할 것인지를 놓고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대다수 우리당 의원들은 "당정 협조를 위해서는 당 인사들이 행정부에 많이 들어가야 한다"며 정치인 대폭 입각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여당 인사를 너무 많이 기용하는 것은 화합 정치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치인 소폭 기용을 선호하는 입장이다.
우리당 천정배 의원은 "지난 해 조각 때는 당에서 3명만 입각했는데 지금은 더 많이 들어가는 게 좋다"며 여당의 각료 추천권 행사를 희망했다. 김부겸 의원도 "국회와 정부의 원활한 협력을 위해 전문성이 요구되지 않는 자리에는 정치인을 기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여당 인사 5∼6명의 입각을 선호했다.
반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당에서 각료 추천권을 갖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당측 주장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른 관계자는 "내각에 능력을 갖춘 관료, 민간 전문가와 정치인들을 안배해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임명된 장관이 무려 12명이어서 청와대는 개각을 해도 교체 폭은 많아야 7∼8개 부처 정도이고 이 중 정치인 기용은 2∼3명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당과 청와대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장관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우선 고건 총리를 교체할 경우 후임으로 당에서는 김혁규 전 경남지사, 정동영 의장, 조세형 전 주일대사, 김원기 최고상임고문, 한명숙(여) 당선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총선 낙선자 중 정치력이나 전문성을 지닌 중진들의 장관 기용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영남 낙선자인 이철 전 의원과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 등을 사회·문화 분야 장관에 배려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경남 남해·하동에서 낙선한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은 6월 경남지사 보선에 차출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낙선자 가운데는 이부영 의원과 김홍신 전 의원 등을 배려할 수도 있다. 재선 이상 인사로는 임채정 장영달 천정배 신기남 정세균 정동채 강봉균 김부겸 의원과 유인태 원혜영 이미경 당선자 등이 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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