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에 성폭력을 희화화한 사이버캐릭터(아바타)가 등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최근 '싸이질'(싸이월드 개인 홈페이지에 사진 글 등을 올리는 행위)' '싸이폐인'(하루 10시간 이상 싸이질을 하는 네티즌) 등 신종 유행어까지 생길 정도로 네티즌 사이에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싸이월드는 회원 650만여명 가운데 15%가 청소년이다.
문제가 된 미니 캐릭터는 '변태 미니미' '돌아다니는 변태' '변태 중년' 등 3가지. 사람 모습을 한 변태 아바타들은 바바리코트를 풀어헤쳐 알몸을 드러내는 등 혐오스런 행동을 거리낌 없이 연출한다. 일부 아바타는 부드럽게 표현한 성기까지 노출돼 있다.
변태 아바타는 최근 싸이월드의 한 디자이너가 제작해 4,300여개를 개당 600∼1,000원에 판매했다. 다운로드된 변태 아바타들은 네티즌들이 홈페이지 장식용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싸이월드에 변태 아바타가 등장하자 많은 네티즌들은 "사이버 성희롱"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미 싸이월드 내에 35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변태미니미 싫어!'라는 클럽이 만들어졌는가 하면,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100여건에 달하는 항의의 글이 올라왔다. '변태미니미 싫어! 클럽 운영자 김한정연(24)씨는 "무차별적으로 성기를 노출하는 변태에게 피해를 당한 여성들은 변태 아바타를 보고 당시 경험을 떠올리면서 또 한번 상처를 받게 된다"며 "현실에서도 모자라 사이버 공간에서까지 이런 성폭력을 당해야 하느냐"는 성토의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이버 성희롱을 조장하는 모럴해저드의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싸이월드측은 17일 변태 아바타의 판매를 중단하고, 캐릭터를 제작한 디자이너가 클럽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리는 등 진화에 나섰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본래 의도와 달리 이용자들에게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게 한 점을 깊이 사과 드린다"며 "하지만 이미 판매된 아바타의 완전삭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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