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NC-17등급 영화 쏟아져 나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NC-17등급 영화 쏟아져 나와

입력
2004.04.20 00:00
0 0

스튜디오들이 과거 금기시하던 NC―17등급 영화들을 과감히 내놓고 있다. 17세 미만은 볼 수 없는 이 등급은 영화에 새기는 '주홍글씨'. 이 등급을 받은 영화는 광고와 극장대여, 비디오 판매 등에 어려움을 겪어 대부분의 영화사들은 영화를 만들기 전 감독으로부터 R등급(17세 미만 관람시 부모나 성인 동반) 영화를 만든다는 약속을 계약조건으로 받아내고 있다.그런데 올해 들어 이미 2편의 NC―17등급 영화가 나왔고, 8월에 또 다른 한 편이 개봉될 예정이다. 올해 제일 먼저 개봉된 NC―17등급 영화는 베르나르도 베로톨루치 감독의 '몽상가들(The Dreamers)'. 프랑스 학생혁명 당시를 추억하는 이 영화는 청춘남녀 3명의 나체 전면 노출과 적나라한 섹스신 때문에 NC―17등급을 받았다. 흥행에 참패했지만, 그것은 NC―17등급 때문이라기보다 이런 아트 하우스 영화들의 흥행 성공에 필수적인 비평가들의 평이 나빴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NC―17등급 영화 16일 개봉한 '젊은 아담(Young Adam·사진)'. 이 영화는 1950년대 초 글라스고를 무대로 바지선에서 일하는 젊은 뜨내기 조(이완 맥그리거)와 배 주인의 수수께끼 같은 아내(틸다 스윈튼)간의 육체적 탐닉을 묘사하고 있다. 이 영화 역시 남자 성기 노출과 노골적인 섹스신 때문에 NC―17등급을 받았다. '젊은 아담'의 배급사인 소니픽처스 클래식스는 영화가 미영화협회(MPAA) 등급심사위원회로부터 NC―17등급을 받자 재심을 신청했다. 그러나 재심서도 같은 등급을 받으면서 섹스신을 삭제하는 대신 과감히 NC―17등급으로 개봉했다.

8월 개봉 예정인 프랑스영화 '하이 텐션(High Tension)'도 NC―17등급 영화다. 라이온스 게이트가 수입 배급하는 이 영화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고 잔인하며, 피가 화면을 흥건히 적시는 공포영화다. 기자는 이 영화를 지난해 토론토 영화제에서 봤는데 영화가 너무 끔찍해 오히려 폭소가 터져 나올 지경이었다. 심장 약한 사람은 보다가 졸도할 만큼 잔인하다.

이처럼 NC―17등급에 대한 스튜디오들의 관용적 태도는 과거와 달리 점점 신문 등 미디어가 광고도 잘 내주고, AMC나 로우스 같은 대규모 극장체인도 대관을 선선히 해주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블록버스터나 월마트 등에서는 NC―17등급 영화를 판매하거나 대여하는 대신 스튜디오들은 이들 체인에는 R등급 판을 공급하고 있다. 아직까지 NC―17등급 영화가 뚫지 못하고 있는 시장은 TV. 대부분의 TV 네트워크에서 방영하지 않는다.

NC―17등급은 1990년에 제정됐다. 외설영화의 상징처럼 된 X등급 대신 만들어진 것으로 이 등급을 제일 먼저 받은 영화는 유니버설의 '헨리와 준'이었다. 그런데 1990년 이래 지금까지 이 등급을 받은 영화는 '쇼걸' 등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등급심사위는 극악무도한 폭력보다는 주로 사실적인 섹스와 욕설이 난무하는 영화에 NC―17등급을 매기고 있다.

박흥진/LA미주본사 편집위원·LA영화비평가협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