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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현장/시민단체회원 한강순찰대와 동행 감시

입력
2004.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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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여기서 낚시하시면 안되는 것 모르세요". 서울시 한강상수원순찰대를 따라나선 윤지현(26·여)씨가 불호령을 친다. 강동대교 아래에서 매운탕 감을 손질하던 중년 남자들이 화들짝 놀라며 주섬주섬 낚시도구를 챙겨 내뺀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환경무법자'를 몰아내는 윤씨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잠실수중보에서 강동대교에 이르는 10.5㎞의 서울시상수원보호구역은 오랫동안 쓰레기 투기, 불법조업, 오폐수방류에 시달려왔다. 위기에 처한 상수원의 보호를 위해 서울시가 정기적인 단속에 나선 것은 이미 10여 년 전. 하지만 점점 영악해지는 환경파괴자들은 기세가 등등해졌고 시는 특단의 카드를 뽑았다. 서울시는 2001년부터 시민 단체인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과 함께 잠실상수원 오염 단속에 나섰다. 시민들에게 상수원이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를 알리고 이를 통해 단속의 효과를 올리자는 취지였다. 지난 16일 매월 셋째 금요일마다 정기적으로 '상수원 지킴이'로 나서는 이들의 순찰을 동행했다.

'믿고 마실 수 있게 됐어요'

출발지는 광나루 선착장. 소형 모터보트에 구명조끼 차림으로 오른다. 서울시 수질과 직원2명, 시민단체 회원 2명, 그리고 한강시민공원 순찰대원 6명이 함께 나섰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윤지현(26) 간사는 "처음 순찰에 참여한 3년 전보다 위법행위가 많이 줄었다"며 "날로 깨끗해지는 상수원을 보면서 수돗물을 믿게 됐다"고 말한다. 차가운 강바람을 맞은 지 20여분. 순찰대는 첫번째 위법자와 조우한다.

강북취수장 인근에서 마치 베트남 수상가옥을 연상케 하는 단층집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가족이 이곳에 머물며 불법조업을 하고 있었던 것. 서울시 수질과 문동용 주임은 "여러 번 경고를 했지만 생계를 이유로 떠나지 않고 버티고 있다"며 "환경보다 생존이 우선이라고 항변하면 가장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상수원 오염은 최고 벌금 1,000만원이나 징역2년의 중징계 감이다. 환경파괴가 중죄인 것을 모르고 법을 어기는 경우가 많아 처음 적발되는 경우는 대부분 계도에 그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시민단체 회원인 황선옥(52)씨는 "날씨가 좋은 날은 강가에서 굿 판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음식물을 그대로 방치하고 떠나는 것을 막기위해 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청소하는 것을 감시한다"고 말했다.

쓰레기수거도 순찰대의 몫

문주임은 강변에 버려진 드럼통을 배로 옮기며 "상류에서 떠내려오는 공사 폐기물 수거도 우리 업무"라며 "이를 위해 배에 뜰채, 그물, 낫 등을 항상 갖고 다닌다"고 했다. 순찰대를 뒤쫓아온 청소배에는 어느새 각종 쓰레기들이 쌓였다. 잠시 후 배는 천호대교 교각아래를 향해 급선회를 시작했다. 노숙자로 보이는 40대 남자가 강가에서 취사를 하고 있는 게 목격된 것. 실랑이가 벌어지고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갑자기 단도가 번뜩인다. 생활터전이 위협 받자 중년남자는 극단의 대응으로 맞선 것이다. 다행히 불상사는 없었고 사후에 경찰에 인계됐다.

3시간여의 순찰을 마친 윤지현 간사는 "더 많은 시민들이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감시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강시민공원순찰대 관계자는 "시민단체와 함께 한 후로 상수원이 철통같이 지켜지고 있다는 게 많이 알려져 보람을 느낀다"며 "최근 적발건수도 크게 줄어 수돗물이 한층 깨끗해 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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