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가 젊어지고, 이념적으로 진보개혁 성향이 강화한 결과는 앞으로 국정의 향방과 의정의 운영 및 행태에 여러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여야가 바뀌고 의회 내 권력분포가 달라졌다는 선거 결과가 권력정치차원의 변화를 말하고 있다면 새 국회 구성원들의 내용 변화는 또 다른 차원에서 미지의 요소들로 지적된다.우선 정치 신인들, 즉 초선 의원들이 전체의 63%나 된다는 사실이 새 기록이다. 40, 50% 선에 달하던 예전의 물갈이 폭에 비해 엄청난 교체율이다. 신인들의 대거 등장은 의정문화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에서 새 정치의 토양이 될 만하다. 반면 의정이나 국정의 경험 부족과 전문적 능력의 검증 여부를 현장실험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불안요인이다. 30, 40대 의원들은 43.2%나 되고, 다선 의원들은 크게 줄었다. 이 결과들이 안정성의 취약이 될지, 역동성의 강화가 될지 주목된다.
민주노동당의 진출과 함께 다른 정당에서 진보성향 의원들이 많아진 국회도 전례없는 실험이다. 이를 두고 미리부터 이념갈등을 과장해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정책논의가 다양화되는 구조는 정쟁 일변도의 정치과잉을 해소하는 기능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당간 이견에 세대와 이념의 차이가 대립관계를 위험수위로 증폭시킬 수 있는 정책사안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북한 및 한미관계, 재벌 시장경제 및 노사정책 등이 그런 것들이다.
이 같은 국민의 선택이 국리민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작동할지, 그렇지 못할지는 의원 개개인과 각 정당의 역량으로 판가름 날 것이다. 새 국회에선 적어도 수구나 기득권의 정치가 배제된 것은 분명하다. 나머지가 어떻게 채워질 것인지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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