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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서 호화접대 스캔들 에른스트 벨테케 독일 중앙은행 총재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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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서 호화접대 스캔들 에른스트 벨테케 독일 중앙은행 총재 사임

입력
2004.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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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른스트 벨테케(61·사진) 독일 중앙은행 총재가 16일 마침내 사임했다.시사주간 슈피겔이 5일자에서 호화 향응을 받은 사실을 폭로한 지 11일 만이다. 유럽의 맹주인 독일의 분데스방크(연방은행) 총재를 끌어내린 스캔들은 한국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별 것 아닌 일일 수도 있다.

벨테케 총재와 가족 일행은 3년 전 민영 드레스덴은행이 베를린에서 개최하는 연말 행사에 초청 받았다. 일행은 4박5일간(2001년 12월29∼2002년 1월2일) 별 다섯개짜리 아들론 호텔 스위트룸 2개에서 묵었는데 방값이 7,700유로(1,500여만원)나 됐다는 것이다.

독일 사회 기준으로는 액수도 액수려니와 '내역'이 더 자극적이었다. 아내는 그렇다 치더라도 3살짜리 손녀는 물론 아들과 아들의 여자친구까지 동행한 것이다. 더더욱 공교롭게 된 것은 한스 아이헬 재무장관의 경우 똑같이 초청을 받았지만 가족과 함께 베를린에 있는 자기 아파트에서 머물렀다는 점이다. 극명한 대비였다.

슈피겔이 가판대에 나오자마자 드레스덴은행 측은 "초청자가 숙박을 제공하는 것이 관례"라고 강조하며 불끄기에 나섰다. 본인도 "초청자가 숙박료를 내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슈피겔 보도에 엉터리가 많다"고 우겼다.

그러나 그럴수록 야당과 여론의 비난은 하루가 멀다 하고 거세졌다. "무분별한 행동이 독일의 이미지를 손상시켰다" "스캔들에 책임져야 한다"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총재직 수행을 중단해야 한다" 등등.

입장이 곤란해진 정부조차 사임을 종용하는 마당에도 벨테케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해치려 한다"는 논리로 버텼다. 그러나 결국 여론에 밀리고 말았다. 16일 이사회에 사직서를 낸 뒤 발표한 성명에서 그는 "나와 분데스방크에 대해 왜곡된 허위 주장이 제기되고, 법적으로 보장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무시되는 등 무책임한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다시 한 번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후임에는 위르겐 슈타르크 분데스방크 부총재, 카이오 코흐-베저 재무차관, 알프레드 타케 경제·노동부 차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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