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초이' 최희섭(25·플로리다 말린스)이 '거포본색'을 본격 드러내기 시작했다.16일(한국시각)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이람비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경기에 1루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최희섭의 타격 성적은 3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 그 안타하나가 또 홈런이다. 2회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났던 최희섭은 그러나 1―0으로 앞서던 4회 2사2루에서 맞선 득점찬스마저 그냥 넘기지는 않았다.
최희섭은 몬트리올 선발 자크 데이(지난해 9승8패)가 볼카운트 1―1에서 던진 투심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자 주저 없이 방망이를 끌어당겨 '밧줄 같은 직선타구(현지 라디오 방송의 중계)'로 우중간 펜스(비거리 125m)를 넘겨버렸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최희섭은 올 시즌 9경기에서 기록한 6개 안타(2할4푼) 중 5개를 홈런으로 장식하는 괴력을 또 한번 과시했다. 최희섭이 2경기 연속 홈런을 친 것은 시카고 컵스에서 뛰던 지난해 4월16∼17일 신시내티전 이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두번째. 11일 필라델피아와의 홈 경기에서 생애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을 날린 데 이어 이날 이틀 연속 홈런으로 몰아치기 손맛을 익힌 최희섭은 17일 애틀랜타로 무대를 옮겨 3경기 연속 홈런에 도전한다.
최희섭은 또 팀내 타점 부문에서는 9점으로 선두 미겔 카브레라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홈런 부문에서도 이날 5경기 연속 홈런에 실패한 카브레라(6개)를 1개차로 추격하면서 양대리그 통틀어 홈런 더비 공동 2위에 랭크됐다.
7회 볼넷을 골라낸 최희섭은 9회 1사 1,2루에서는 1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플로리다는 최희섭의 쐐기 투런포를 끝까지 지켜 3―0으로 승리, 파죽의 7연승을 이어가며 지구 단독 선두(8승1패)를 굳건히 지켰다.
잭 맥키언 감독은 최희섭에 대해 "안타는 많지 않지만 중요할 때마다 한방을 해주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올 시즌 홈런 30개를 목표로 내세운 최희섭도 "올 시즌에는 타격감이 너무 좋고, 투수가 던지는 볼도 예전과는 비교가 되지않을 만큼 잘 보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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