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입은 은혜에 보답하려는 것 뿐입니다."'한국을 사랑하는 외교관'으로 이름난 유순달(劉順達·54) 주한대만대표부 일등서기관의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답다.
17일 2년6개월의 서울 근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유 서기관은 14일 아름다운 가게에 옷가지 등 다섯 박스 분량의 물품을 기증했다. 앞서 9일 숙명여대에 중국 관련 도서들을, 지난 2월 역시 아름다운 가게에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도자기 등 개인 수집품 200여점을 기증한 데 이은 것이다. 떠나는 한국에 끊임없이 무언가를 남기고 있는 셈이다.
유 서기관은 그 이유를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에서 찾는다.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경북대에서 한국 정부 장학금으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땄고 91년 부산영사관 근무에 이어 한국 근무만 두 번을 했다. 형 역시 대만 천수이볜 총통의 한국어 통역을 맡고 있어 형제가 모두 대만 내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한국통이다.
이번 서울 근무 기간에는 한국이 정치·사회적으로 많은 일들을 겪는 바람에 옆에서 지켜 보는 그의 마음도 덩달아 오르락 내리락 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 태풍 매미 등 나쁜 일이 생겼을 때는 조국에서 벌어진 일처럼 마음이 아파 총 1,100만원의 성금을 냈다.
유 서기관은 대만으로 돌아간 후에도 현지 신문에 한국 정치 칼럼을 쓰는 등 한국과의 끈을 놓지 않을 생각이다. 특히 아름다운 가게에 대해서는 대만에 비슷한 성격의 단체가 있으면 자매결연을 주선하기로 아름다운 재단측과 약속했다. 다음에 한국을 찾을 때는 한국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서로 돕고 사는 분위기였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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