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은 경제인 출신들에게 금배지를 대거 선사했다. 관계와 학계, 업계를 망라해 17대 국회에 입성한 경제인은 줄잡아 20여명에 달한다.경제인 출신의 약진은 국회의 전문성을 높이고 산적한 경제난의 해법을 도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하지만 과거 경제인 출신 국회의원들이 국회의 정책생산 및 입법능력을 높이는데 과연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따져 보면, 경제 전문가들의 의석수가 많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정책국회'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은 성급해 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그룹은 관료 출신이다. 재선에 성공한 홍재형(청주 상당)·강봉균(군산) 당선자외에 김진표(수원 영통) 당선자까지 경제부총리 출신만 3명이 금배지를 달았다. 모두 열린우리당 소속이다. 각각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의 안병엽(화성)·정덕구 당선자(비례대표)까지 합치면 열린우리당엔 경제부처 장관급 이상이 5명이나 포진하게 됐다.
거물급 위주의 열린우리당과는 달리, 한나라당은 중도에 관료 옷을 버리고 정치에 뛰어든 케이스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젊다. 재경부 과장 출신의 임태희(분당 을) 당선자는 벌써 재선에 들어섰으며, 최경환(경산 청도) 당선자도 관계 언론계를 거쳐 여의도까지 진입했다. 금융감독원 감사를 지낸 이종구씨도 강남 갑에서 당선됐다.
본래 JP계열인 산자부 장관 출신의 신국환(예천 청도) 당선자는 무소속으로 출마, 경북지역에서 유일하게 비(非) 한나라당 의석을 확보하는 저력을 보였다.
기업인 출신으론 우리당 이계안(동작 을) 당선자가 단연 돋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부사장, 금호피앤피화학 사장을 지낸 한나라당 김태환 당선자는 형인 고 김윤환 전 의원의 텃밭(구미)에서 금배지를 따냈다.
학계에선 DJ정부때부터 경제현안에 조언을 해왔던 채수찬 미국 라이스대학 교수가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전주 덕진에서 당선됐다. 한나라당의 '경제저격수' 역할을 맡아왔던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은 재선에 성공했으며, 대표적 경제원로인 김종인(민주당) 당선자는 11,12,14대에 이어 비례대표로만 4선의 진기록을 세웠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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