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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르 협상제의…목적 달성?/대중 지도자 입지 굳혀 향후 정국 주도 하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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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르 협상제의…목적 달성?/대중 지도자 입지 굳혀 향후 정국 주도 하려는 듯

입력
2004.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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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지금까지의 강경자세에서 급선회, 미국에 협상을 제의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드르의 대변인은 14일 나자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아파 최고 성직자 기구가 동의하면 메흐디 민병대를 무장해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또 "기존의 협상조건이었던 모든 성지로부터 미군 철수 및 시아파 포로 전원 석방 요구도 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태도는 사드르가 하루 전 "언제든지 죽을 각오가 돼있다. 내가 죽더라도 항쟁을 멈춰선 안된다"고 촉구한 것과는 크게 다르다.

사드르의 태도 변화는 표면적으로 시아파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알 시스타니의 설득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보다는 사드르의 면밀한 정치적 득실계산이 앞섰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드르는 최근의 대미 무장봉기를 주도함으로써 소수 급진파 지도자란 과거 이미지를 벗고 대중적 지도자로서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했다. 6월30일로 예정된 주권이양 이후의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강경투쟁을 계속하는 것은 미군의 강력한 진압작전을 불러 자칫 정치적 자산을 몽땅 잃을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그의 입장선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협상이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군이 사드르를 체포하거나 사살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드르 체포작전은 시아파의 저항과 미군 사상자 확대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미국도 강경노선을 고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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