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현역의원인 한나라당 박진 후보와 열린우리당 김홍신 후보가 맞붙은 '정치1번지'에서 출구조사의 예상이 빗나가고 판세가 뒤집히는 대접전이 벌어졌다. 막판까지 표차도 수백표에 불과해 밤늦게까지 두 후보 진영은 손에 땀을 쥐어야 했다.
방송사 출구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박 후보를 6∼8%포인트정도 리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는 "그럴 리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고 김 후보는 "담담하게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상대적으로 느긋했다. 열린우리당이 강세지역으로 꼽는 명륜동 숭인동 등 대학가의 투표함이 먼저 개봉됨에 따라 개표 초반 박 후보측의 불안감을 키웠다.
반전은 개표 1시간여만에 시작됐다. 평창동과 효자동 등 한나라당 표밭에서 표가 쏟아지며 표차가 줄었고 40%가량 개표된 밤9시께는 박 후보가 1만5,000표로 김 후보를 2,000여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막판까지 표차는 1,000표 안팎에 불과해 박 후보는 맘을 놓을 수 없었다. 박 후보는 "2∼3%차로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예상이 들어맞았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서울 강동갑
3선 구청장과 3선 의원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으나 강동구청장 출신 한나라당 김충환(51) 후보가 15일 밤10시30분 현재 4만9,534표를 얻어 47.6%의 득표율로 당선이 확정됐다. 4선을 향해 승부수를 던졌던 열린우리당 이부영(63)후보는 4만4,838표를 얻는데 그쳐 5,696표 차이로 분루를 삼켜야 했다.
이날 오후6시에 발표된 방송사 출구조사부터 경합지역으로 분류된 이 지역 개표소에선 첫번째 투표함이 열린 오후7시부터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빙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10분 간격으로 발표된 선관위의 개표 현황은 밤 10시가 넘도록 2%∼3%포인트를 넘지않는 근소한 표차를 보이며 두 후보를 천당과 지옥으로 오가게 했다. 당락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투표함이 절반 가량 열린 밤10시께. 한나라당 김 후보의 진영에서 안도의 한숨이 들리기 시작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부산 북·강서갑
공안 검사 출신 한나라당 정형근(58) 후보와 정치범 사형수 출신 열린우리당 이철(56) 후보가 맞붙어 진작부터 격전지로 꼽혔다. 15일 오후6시 투표 종료직후 방송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1% 이내의 초경합 지역으로 분류될 만큼 혼전 양상을 보였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시작된 개표에선 한나라당 정 후보가 줄곧 리드했다. 8시15분께의 첫 개표 결과 발표에서부터 정 후보는 2위인 이 후보를 100여표 넘게 앞서 나갔다. 그러나 두 사람의 표차는 적게는 200표 안팎, 많게는 300표 안팎에 지나지 않았다. 정 후보는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일말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절반 정도가 개표된 밤 9시 이후에야 정 후보측은 승리를 자신하기 시작했다.
정 후보측은 "경제를 파탄시킨 현 정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며 기뻐했다. 이 후보측은 역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또 다시 망국병인 지역주의가 부활해 대한민국 정치가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광주 남구
광주 남구에서는 강운태(민주당) 후보와 지병문(열린우리당) 후보가 불과 수십 표 차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을 거듭하며 밤 늦게까지 피 말리는 대접전을 펼쳤다. 지 후보측은 방송 3사의 출구 조사 직후 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탄성을 질렀다. 그러나 1위의 기쁨도 잠시. 투표함이 열린 지 두시간여만인 오후 8시를 넘어서면서 강 후보가 20여표 차이로 판세를 뒤짚자 이내 숨을 죽였다.
개표가 50% 이상 이루어진 오후 9시를 넘기고도 강 후보와 지 후보는 수십표 차를 오가며 선두를 뺏고 뺏기는 드라마를 연출하는 등 개표가 끝날 때까지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초경합'을 벌였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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