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의 노동부 직원 대상 특강 계획을 발표했다가 3시간여 만에 무기 연기, 졸속 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노동부가 특강을 추진한 것은 6일부터. 노동부는 일정 조정을 거친 뒤 13일 오후 2시께 보도자료를 통해 "14일 오전 10시 경총 이 회장의 특강에 이어 11시에는 한국노총 이 위원장의 강연을 듣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 5시께 돌연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정치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어 총선 이후로 미루게 됐다"며 연기방침을 알리고 양 단체에도 통보했다.
노동부는 한국노총 이 위원장이 총선에 참여한 녹색사민당의 선대위원장이라는 사실이 걸려 특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총 이 회장 역시 특정집단에게 유리한 강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강에 초청된 당사자들은 물론 노동부 안팎에서도 정부불신을 초래한 무책임한 일 처리였다는 비판이 거세다.
13일 오후 늦게 특강연기 방침을 통보받은 한국노총 관계자는 "특강 시간까지 확정해 놓고 몇 시간 만에 연기한다고 하면 장난도 아니고 말이 되느냐"며 "선거 하루 전 특강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노동부 직원은 아무도 몰랐다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노동계 인사는 "일 추진에 앞서 문제점을 점검하는 내부시스템이 노동부에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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