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린 아이가…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네."태어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힘든 심장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생후 13일 된 김준식군을 바라보며 가수 조용필(55)은 말을 잇지 못했다. "덕분에 수술이 잘 되서 곧 괜찮아질 것입니다"라는 감사 인사를 전하는 준식이 아버지의 손을 꼭 잡으면서도 그는 소리 내 울지도 못하는 가냘픈 준식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조용필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자신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은 심장병 어린이와 만났다. 지난 해 35주년 기념 콘서트 'The History' 수익금 중 5,000만원을 삼성서울병원에 전달해 이미 5명의 환자가 그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았고, 2명은 현재 입원해 수술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이 날 조용필과 만난 아이는 준식군을 비롯해 심실중격결손으로 지난 해 12월 수술을 받고 완쾌한 한란(18)양과 같은 달 수술 후 퇴원해 이제 외래진료를 받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진 김나영(1)양이다.
조용필은 5월 1, 2일 여는 콘서트 'Pil& Feel'의 수익금 5,000만원도 지난해에 이어 심장병 어린이 돕기를 위해 내놓을 계획이다. "좋은 일 한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저를 보고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 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는 겁니다."
지난해 1월 아내 안진현씨를 심장병으로 떠나 보낸 후, 심장병 돕기를 결심한 그는 "매년 후원금 액수를 늘여 더 많은 어린이에게 도움을 줄 계획이며, 심장병 재단 설립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쉰이 넘은 나이에 세상을 뜬 아내 생각만 해도 안타까운데, 제대로 뛰어 놀지도 못하고 병원에 누워 있는 어린 아이를 보면 마음이 어떻겠어요. 이 병원에만 수술을 기다리는 어린이가 600명이 넘는다고 하니. 더 많은 분들이 함께 도와 주십시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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