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은 통한다.' 하루 2∼3시간가량의 독서는 국어 성적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만 그 이상의 독서는 국어 성적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어 수학 성적은 과외나 학원수강에 투자하는 시간에 비례해 나아지는 반면, 국어 사회 과학 등은 지나친 과외나 학원수강이 성적 저하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부모와 대화를 많이 하는 학생은 과목별 평균점수가 높았으며, 부모가 인성을 중시하거나 숙제를 혼자 하는 학생일수록 성적이 좋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02년 실시한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분석, '학생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보고서'를 12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독서는 초등학생의 경우 하루 3∼4시간, 중·고생은 1∼3시간 투자할 때 학업성취도가 가장 높았으며, 하루 5시간 이상 독서에 매달리는 학생의 경우 국어를 포함한 모든 과목의 성적이 오히려 떨어졌다. 숙제는 주당 2∼10시간 하는 경우 성적이 가장 잘 나왔다. 과외나 학원수강의 경우 영어 수학은 시간을 많이 투자할수록 성적이 향상되지만 국어 사회 과학 등은 주당 2∼6시간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중·고교 및 교과에 관계없이 부모와 거의 매일 대화를 하는 학생이 대화를 전혀 하지 않는 학생에 비해 과목별 평균점수가 15∼25점이나 높았다. 공부나 운동을 잘하기를 바라는 부모보다는 올바른 성품을 갖기를 원하는 부모를 둔 자녀가 모든 학년, 모든 과목에서 성적이 우수했다.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대부분의 학년과 과목에서 평균점수가 높았으나, 학력이 대학에서 대학원으로 넘어가면 오히려 성적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가정별로 보유 장서가 10권 이하인 초등학생의 국어 평균점수는 54.9점인데 비해 200권 이상인 학생은 71.8점으로 장서 보유량과 국어 성적은 정비례했다.
집안일도 초등학생은 '자주 하는 편', 중학생은 '가끔 하는 편'이라는 학생이 집안일을 전혀 거들지 않는 학생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높았다.
평가원 최석진 교육평가연구본부장은 "성적을 높이려면 우선 바람직한 인성을 갖도록 교사나 학부모가 학생과 많은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과외나 학원수강이 성적 향상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오히려 효율성이나 경제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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