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의 광속구, 땅볼과 헛방망이를 유도하는 예리한 투심패스트볼. 돌아온 코리안특급의 위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투구였지만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는 구멍난 내야진과 위기관리능력의 문제점 등이 겹치면서 시즌 2패째를 당했다.박찬호는 12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의 알링턴볼파크에서 열린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냈지만 홈런 1개를 포함, 10안타를 맞고 6실점했다.
1,3,4,5회 4개 이닝을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박찬호로서는 2회와 6회 두 이닝에서 집중 안타에 속절없이 무너진 것이 못내 아쉬웠다.
92개의 투구수 중 68개를 스트라이크(볼넷 1개)를 잡아낼 만큼 제구력도 돋보였던 이날 경기는 애너하임 타자들의 영리한 타격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1회 두개의 뜬 공과 삼진으로 맥없이 물러난 애너하임 타자들은 2회 들면서 작정이라도 한 듯 초구나 2구째 어김없이 방망이를 휘둘러 박찬호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애너하임은 7번부터 1번 타자까지 5명의 타자가 잇따라 초구 또는 2구를 공략, 단타 5개를 몰아치면서 3점을 뽑아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볼컨트롤에 대한 자신감으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진 것이 화근이 된 셈이다. 이날 박찬호가 허용한 안타 10개 중 7안타가 초구나 2구에 나온 것이었다.
한편 박찬호의 첫번째 등판 경기에서 '알을 깠던' 2루수 알폰소 소리아노는 이날도 2회 1사 1,3루에서 평범한 땅볼을 병살로 연결시키지 못해 추가점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애너하임과의 1,2차전에서 24점을 뽑아낼 만큼 막강 화력을 과시하던 텍사스 타선도 이날 산발 8안타에 2점을 얻는 데 그쳐 박찬호의 패망길을 재촉했다.
박찬호는 17일 시애틀과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시즌 첫 승에 재도전한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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