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서울지하철 4호선을 타고 도봉구 창동에서 과천으로 외출을 나갔던 주부 강모(33·여)씨는 이후 지독한 여름감기로 고생한 기억이 있다. 냉동실 처럼 차가운 지하철 에어컨이 문제였다. 유난히 추위에 약한 체질인 강씨는 결국 지하철을 이용할 때마다 가방속에 외투를 챙기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강씨처럼 '에어컨 강추위'가 두려운 시민들도 올 여름부터는 감기 걱정없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서울지하철공사는 다음달부터 기존보다 냉방기준온도를 1∼2도 정도 올린 '약(弱)냉방차'를 운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10량으로 구성된 지하철 4호선 전동차(47개편성·470량)중 가운데 2량(차량번호 5, 6번)의 냉방기준 온도를 현재 24∼26도에서 26∼28도로 2도 상향조정, 약냉방차로 지정해 5월부터 우선적으로 시범운행 할 예정이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기존 객실내부 온도감응장치는 25도를 기준으로 맞춰져 이보다 높아지면 무조건 냉방기를 작동해 왔다"며 "약냉방차에는 냉방기가 켜지는 기준온도를 27도로 설정, 시민들이 춥지않은 객차를 골라서 이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2002년까지 진행된 지하철 냉방용량 증대사업으로 객실온도가 그동안 너무 낮게 맞춰져 노약자나 기관지가 약한 승객들로부터 냉방이 강하다는 민원이 쇄도했었다"고 밝혔다.
지하철공사는 '약냉방차'의 호응이 높을 경우 6월초부터 지하철 1∼3호선으로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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