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색깔론'을 다룬 TV프로그램에서 엉뚱한 사람의 목소리를 녹취,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이라고 방송했다가 망신을 당했다.MBC TV '신강균의 뉴스 서비스 사실은'측은 9일 밤 방송에서 "색깔론과 관련해 전 대변인이 인터뷰를 거부했다"며 전화통화 녹취를 방송했다. '사실은'측 작가가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에 대한 논평이 색깔론이 아니냐"고 묻자 상대방이 "저 그런 얘기 안 듣고 싶어요"라며 전화를 끊는 내용이었다. 화면에는 '한나라당 대변인 전여옥'이라는 자막이 떴다.
전 대변인은 11일 "'사실은'측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은 적도 없으며, 그 시점에 유세중인 박 대표를 수행 중이어서 통화할 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기자실을 찾아 방송된 녹화테이프를 돌려가며 "내 목소리 아니죠"라며 동의까지 구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MBC 배기섭 보도제작국장은 이날 오후 전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제작 과정상의 실수"라며 사과했다. 작가가 전 대변인의 휴대폰 번호를 잘못 알고 전화를 걸어 엉뚱한 사람의 목소리를 녹취한 뒤 전 대변인이라고 내보냈다는 것. 하지만 전 대변인은 "분명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한편 '권양숙 여사 학력비하 발언' 방송(3월26일)과 관련해 편집 논란을 빚은 '사실은'이 10일 방송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방송위원회 산하 보도교양 제1심의위원회(위원장 남승자)는 전체회의에서 "이 프로그램이 전후 내용을 생략해 편집함으로써 실제 상황과 다르게 방영됐고, 저속하고 거친 언어를 부적절하게 방송했다"며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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