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챔피언 반지가 필요하다." '빅초이' 최희섭(25·플로리다 말린스)이 홈런포를 불뿜으면서 팀을 단독 선두에 올려놓았다.11일(한국시각) 최희섭이 6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전한 미국 마이애미의 프로플레이어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 플로리다 선수들이 지난해 월드시리즈의 챔피언 반지를 받는 기념식을 치른 뒤 열린 이날 경기에서 최희섭은 또 한번 엔터테이너 역할을 맡았다. 개막전서 선제 홈런포와 결승 타점까지 올렸던 자신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던 홈팬에게 연타석 홈런쇼를 펼쳐보였던 것.
0―3으로 뒤지던 4회말 잔칫집 분위기여야 할 스탠드는 가라앉아 있었다. 지난해 14승9패를 기록한 상대 선발 브렛 마이어스의 예리한 투구에 휘말려 3회까지 안타는 2개 밖에 얻지 못한 채 삼진 2개에 무득점으로 끌려가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플로리다에는 시카고에서 찾아온 '새로운 해결사' 최희섭이 있었다. 2회 첫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를 날리면서 장타 감각을 조율했던 최희섭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이어스의 2구째를 통타, 우월 솔로홈런을 작렬시켰다. 팀이 기록한 첫 타점이자 타선 폭발을 이끌어내는 예광탄이었다.
5회 후안 피에르의 적시타로 2―3으로 따라 붙은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최희섭은 두번째 우완투수 아모리 텔레마코를 상대로 3―3 동점을 이끌어내는 우월솔로홈런을 뽑아내면서 승부의 물길을 플로리다 쪽으로 돌려놓았다.
플로리다는 7회 미겔 카브레라의 투런 홈런으로 5―3의 역전승을 거두며 3연승으로 지구 단독선두(4승1패)에 올라섰다.
최희섭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시즌 2,3호)을 쏘아올리며 4타수 2안타를 기록, 타율을 2할6푼7리로 끌어올렸다. 특히 이날 2타점을 추가, 플로리다가 올 시즌 기록한 18타점 중 3분의 1(6타점)을 혼자서 건져올리는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이 우승 반지를 받는 것을 보고 욕심이 났다"는 최희섭은 "올해는 나도 꼭 우승 반지를 끼고 싶다"는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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