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풍(彈風·탄핵 바람)'과 '핵풍(核風·핵폐기장 파문)'이 번갈아 휘몰아치면서 '터줏대감'인 4선의 민주당 정균환 의원과 정치신인인 열린우리당 김춘진 후보가 엎치락 뒤치락 혼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부안 핵폐기장 유치 반대운동을 주도한 정 의원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지난달 탄핵 파도를 타고 김 후보가 전세를 뒤집었다. 최근 핵폐기장 문제가 막판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다시 지각변동의 조짐이 보인다.강현욱 전북지사가 우리당으로 옮긴 직후 전북도청 간부들이 일본 핵폐기장으로 견학을 간 것이 도화선이 됐다. 거리 곳곳에 핵폐기장 반대 깃발과 플래카드가 나붙고 부안대책위는 김 후보를 낙선대상으로 꼽는 등 핵폐기장 문제가 지역 선거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정 의원측은 "여당이 핵폐기장 유치를 재추진하고 김 후보가 소속된 환경단체도 친핵단체라는 의혹이 있다"며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정 의원측은 "핵풍이 탄풍을 몰아내면서 고창은 물론 부안 민심도 돌아섰다"며 판세 역전을 선언했다.
부안 출신인 김 후보는 "기자회견과 신문 칼럼을 통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정 의원측의 정치적 모략 때문에 친핵인사로 오해를 받고 있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김 후보측도 "정 의원이 입법 과정에서 정책정보비는 150만원만 쓰고 골프에 2,000만원을 탕진했다"고 역공을 펴는 등 선거전이 상호비방으로 흙탕물 싸움이 됐다. 정 의원과 김 후보는 각각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총재 특보단장과 의료자문의를 지낸 'DJ맨'이라는 게 공통점. 다만 김 후보는 당내 경쟁자였던 김주섭 전 총리 정무수석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이 적잖은 부담이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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