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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금강산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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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금강산댐

입력
2004.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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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교통부가 지난 6일 북한 금강산댐이 착공한 지 17년 만에 완공되어 담수가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는 임남댐으로 불리는 이 댐은 비무장 지대 상류 19㎞에 만들어졌고 길이가 710m이고 높이가 121m에 이른다. 그러나 정작 관심을 끄는 것은 구조물의 규모보다 저수량과 그 쓰임새다. 금강산댐의 저수용량은 약 26억톤으로 남한의 충주호보다 크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댐의 수력발전용량이 81만㎾는 사실이다. 압록강 수풍발전소(60만㎾)보다 발전규모가 훨씬 크다. 댐 건설목적이 발전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의 전력사정으로 볼 때 가장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셈이다.■ 금강산 댐의 발전방식은 발전에 사용한 물을 그대로 하류로 흘려보내는 남한 댐과는 다르다. 금강산속으로 터널을 뚫어 댐의 물길을 동해로 돌려 놓았다. 큰 낙차를 이용함으로써 발전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다. 이렇게 발전용으로 쓰이고 동해쪽으로 흘러나온 물이 어떤 용도로 더 쓰여질지는 모른다. 이렇게 되면 문제는 남한쪽에서 생긴다. 자연상태로 두면 북한강으로 흘러 들어올 물이 줄어들게 된다. 건교부는 금강산댐 건설로 줄어들 물의 양을 17억톤으로 보고 있다.

■ 금강산 댐 건설을 놓고 남쪽은 곡절이 많았다. 건설초기에 정부는 수공용(水攻用)이라며 안보논리를 강화하고 대응책으로 평화의 댐을 착공했다. 수년 전에는 부실공사에 따른 금강산 댐 붕괴가능성을 제기하며 평화의 댐 보강공사가 추진되었다. 곧 완공단계에 있는 평화의 댐도 저수용량이 약 26억톤이다. 북한이 수공을 감행하든, 댐이 붕괴하든 이를 완충할 수 있는 저수 용량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금강산댐 발전으로 북한강으로 흘러 들 물이 줄어들게 되었으니, 평화의 댐이 또 정상적인 댐의 역할까지 하지 않으면 안된다.

■ 그런데 건교부는 금강산댐 완공으로 연간 7억톤의 수도권 물 부족이 현실화한다고 보고 있다. 이것은 보통문제가 아니다. 총량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2006년에 1억톤의 물이 모자라게 되어 계속 물 공급 차질을 빚게 되어 있다. 물은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이다. 건교부는 장차 북한과의 물 협상도 고려하는 모양이다. 환경단체의 반대와 국민의 환경정서로 댐을 옛날처럼 만드는 것도 쉽지 않고 대규모 댐 적지도 흔치 않다. 5년 후 또는 10년 후 남북한은 그해 물값과 방류량을 놓고 협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올지 모른다.

/김수종 수석논설위원

s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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