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2·4분기부터는 체감경기도 나아질 것이다"(8일 박 승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 "한은 총재의 발언은 이유있는 낙관론이며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9일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기자간담회 발언)박 승 한은 총재와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연이어 경기회복론, 특히 체감경기 개선전망을 내놓았지만 정작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들은 여전히 평균점 이하를 맴돌고 있다. 당국의 '체감경기'와 기업·가계가 느끼는 '체감경기'가 다른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기업경기(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4월 업황전망에 대한 BSI는 90으로 3월 전망치(91)보다 오히려 나빠졌다. BSI가 100을 밑돌면 경기가 나빠진다는 의견이 좋아진다는 의견보다 많다는 의미다.
내수관련 서비스업종이 대부분인 비제조업체들의 BSI 전망은 80(3월 84)까지 추락했다. 제조·비제조업을 막론하고 기업 체감경기 전망은 지금보다도 훨씬 어두워진 상황이다.
제조업체 가운데 수출기업 전망은 최근의 수출호조를 반영해 전달 93에서 이달엔 97까지 올라갔지만 내수기업들은 90에서 오히려 87로 악화, 2·4분기에도 내수경기는 더 비관적임을 보여줬다.
4월 매출전망에 대한 BSI는 101을 기록, 모처럼 낙관적 기대가 우위를 보였지만 채산성 BSI는 77에 그쳤다. 물건은 많이 팔리더라도 원자재 비용 압박 때문에 남는 것이 없다는 얘기다. 자금사정 전망BSI 역시 85에 그쳐, 현금회전이 더 빡빡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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