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文化)가 文花, 학과(學科)가 學校, 배수진(背水陣)이 부수차?'한자시험에서 이렇게 황당한 오답을 적은 것은 초등학생이 아니라 한국 최고의 수재라는 서울대생들이었다.
서울대는 올해 1학기 대학국어 79개 강좌 수강생 1,264명을 대상으로 한자실력평가를 실시한 결과, 응시자의 61%인 775명이 100점 만점에 50점을 못 넘겨 낙제점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당연히 전체 평균도 44.61점으로 낙제 수준이다. 법대 75.69점, 인문대 55.3점, 사회대 56.72점 등 인문계는 점수가 비교적 높은 반면 음대는 10점대의 점수를 기록했고 자연대와 생활대도 30점대에 겨우 턱걸이했다.
시험은 한자어 및 사자성어 독음(讀音) 쓰기와 문장 속에 알맞은 한자어 넣기 등 100문항. 일부 학생들은 배수진(背水陣)을 무슨 자동차로 이해했는지 '부수차'로 읽었고 몇몇은 무협지의 영향인지 내홍(內訌)을 '내공'으로 잘못 썼다.
한자 쓰기에서는 문화(文化)를 文花, 학과(學科)를 學校, 논문(論文)을 倫文이라고 답하는 등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한자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서울대는 학생들의 한자 실력을 키우기 위해 이번 시험에서 90점에 미달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4차례의 추가평가를 실시해 전체 평균이 50점을 넘지 못할 경우 대학국어 과목에 대해 F학점을 줄 방침이다. /황재락기자 find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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