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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잇단 닷컴사냥 인터넷 업계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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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잇단 닷컴사냥 인터넷 업계 "지각변동"

입력
2004.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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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 인수에 이어 CJ그룹도 플레너스를 인수, 대기업들의 '닷컴 입질'이 본격화했다. 자금과 조직으로 무장한 대기업들의 진출은 벤처기업 일색인 인터넷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검색포털 '마이엠'과 게임포털 '넷마블'을 운영하는 플레너스는 8일 CJ그룹과 지분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J그룹은 방준혁(사진) 플레너스 사장이 보유한 보호예수지분 485만3,000주(22.79%) 중 400만주(18.78%)를 주당 2만원에 매수하고, 플레너스를 사실상 CJ그룹 계열사로 편입한다. 이에 따라 방 사장은 2000년 게임 사업을 시작한지 4년만에 800억원대의 벤처갑부 대열에 끼게 됐다. 방 사장은 플레너스 매각 이후에도 4.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3년간 회사의 경영권을 유지한다.

CJ그룹 관계자는 인수합병 배경에 대해 "CJ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플레너스의 인터넷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라며 "향후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대를 개척해갈 주도적 역량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업계는 이번 인수 합병의 후폭풍이 미칠 영향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업계 10위권의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를 인수한 네이트닷컴(SK텔레콤 자회사)이 불과 8개월 만에 급성장을 거듭, 방문자 수에서 야후 코리아를 제치고 3위에 오르는 이변을 낳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트 닷컴과 싸이월드의 합병이 보여준 시너지 효과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라며 "대기업의 인수합병 시도가 인터넷 업계의 지도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계기였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 포털업계의 사정은 대기업의 진출이 어느 때보다도 용이한 상황이다. NHN과 다음이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무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대형 포털 들이 검색·게임·까페·블로그 등 문어발식 서비스 확장을 거듭하고 있어 사업 규모 자체가 대형화하고 있다.

중위권 포털 A사 관계자는 "다음은 카페, NHN은 검색하는 식으로 비교적 차별화한 업체간 사업 구분이 허물어지면서 경쟁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중위권 업체들은 살아 남기 위한 전략과 실탄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출범한 게임포털 '피망'이 100억원이 넘는 마케팅비를 투입, 기존 게임포털업계 3위 자리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하자 삼성·SK·CJ 등 대기업의 막강한 자금력에 눈을 돌리는 업체들이 줄을 잇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코스닥 등록으로 막대한 자금을 축적한 인터넷 벤처들이 인수·합병의 주체였지만, 지금은 대기업들의 인수 제의를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라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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