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현지에서 한국인 목사 8명이 8일 무장세력에 의해 피랍됐으며 이중 1명이 탈출해 7명이 억류됐다고 외교통상부가 이날 밝혔다.외교부는 그러나 "임홍재 주 이라크 대사가 납치의도와 배경을 조사중이나 자세한 경위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랍된 한국인 7명은 한국기독교 복음단체 총연합회 소속 목사들로 허민영,임영섭,홍광천,조종헌,이명숙,김필자,변경자씨 등이며 탈출한 1명은 인천 서문교회 김상미 목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선교를 위해 요르단에서 고속도로를 통해 이라크로 향하다 바그다드 서쪽 250㎞ 지점에서 무장세력에 피랍된 것으로 전해졌다.
요르단-이라크간 고속도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횡행하는 곳으로, 한국인 7명의 피랍지점은 미군이나 이라크 저항세력간 교전이 치열한 수니 삼각지대 라마다 부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미 목사는 탈출 후 이라크 현지에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승용차 두대에 나눠 타고 요르단 암만을 출발해 바그다드로 들어가던 중 도착 1시간 반쯤 전에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괴한들은 복면을 쓴 민간인 복장에 총을 들고 위협했으며,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거듭 밝혔으나 막무가내로 끌고 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 추가파병을 앞둔 상황에서 한국인에 대한 표적 납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9일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 피랍자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이라크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이라크 내 기업체 주재원이나 비정부기구 및 종교단체 활동가들에 대해 인접국으로 대피하거나 귀국을 권고토록 현지 대사관에 지시했다.
주 이라크 대사관은 현지 체류 한국인 128명 가운데 대사관 등 공공기관 직원 14명과 기자단 9명을 제외한 105명에게 대피 또는 귀국을 종용했다.
정부는 또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테러대책위원회를 열어 테러대비책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이라크 사태에 따른 교민안전대책등을 논의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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