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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철회"압박 계산된 납치/외국인들 왜 인질로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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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철회"압박 계산된 납치/외국인들 왜 인질로 잡나

입력
2004.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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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8일 일본 미국 영국 스페인 이스라엘인들이 연쇄적으로 무장세력에 납치돼 납치범들의 정체와 목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국인 7명은 곧 석방됐지만 바그다드 함락 1주년인 9일을 맞아 시아파 저항세력의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납치가 이어져 저항세력이 군사·정치적 목적을 갖고 벌이는 계산된 행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점은 특히 일본인을 납치한 무장세력이 이라크 주둔 일본 자위대의 철수를 인질 석방조건으로 명시적으로 제시한 사실에서 심증을 더하게 한다. 일본인을 납치했다고 주장하는 '무자헤딘 여단'은 과격 시아파와 연계된 범 아랍계 저항세력으로 일단 추정된다. 이들은 인질을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를 알 자지라 방송에 보낼 만큼 사전준비를 했다.

미국인과 스페인인을 인질로 잡은 과격 시아파 무장세력이 미군에 체포된 시아파 중간 지도자와 인질의 교환을 요구하는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더욱이 납치사건들이 시아파 세력이 강한 지역에서 일어난 점도 저항세력의 의도성에 무게를 싣게 한다. 미국인과 스페인인들은 과격 시아파의 근거지인 알 사드르에서, 영국인 1명은 과격 시아파의 저항이 강력한 남부 나시리야에서 피랍됐다. 일본인들 피랍도 시아파 지역인 남부에서 발생했다.

무장 납치범들이 파병철회나 주둔군 철수 요구를 위한 대외저항 수단으로 납치를 행했을 경우 대응은 매우 어렵다. 저항세력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인질들을 순차적으로 처형하며 해당국 내부의 철군(또는 추가파병 반대) 여론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극히 높다. 더욱이 전쟁 상황이나 다름없는 이라크에서 연합군이 인질을 구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도 부담이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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