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개 기업이 무더기로 퇴출당하면서 된바람만 몰아치던 코스닥 시장에 뒤늦게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8일 코스닥지수는 외국인들의 지속적 순매수에 힘입어 6일째 상승, 지난해 12월 17일 이후 처음으로 460선을 돌파한 460.5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우량종목으로 구성된 스타지수도 지난 7일 1,098.62를 기록해 1월 26일 공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IT 경기 호조를 바탕으로 외국인들이 반도체·LCD 등의 부품·장비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어 이번 상승세가 좀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외국인 선호 IT 관련주 관심 집중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1월 8일 이후 단 4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순매수 행진을 지속했다. 이에 따라 올해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액은 지난 6일 1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난 6일에는 1,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코스닥 전반이 아닌 반도체나 LCD 등 정보기술(IT) 관련 제조업체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 호황이 올해 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D램 가격 상승과 반도체·LCD 부문의 설비투자 증가에 따라 코스닥의 관련 종목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연구원은 여기에 기술적 분석을 더해 "외국인 매수 선호종목뿐 아니라 틈새를 겨냥해 실적과 차트를 고루 갖춘 기업들에 주목하라"고 충고했다. 추천 종목은 인터파크, 지어소프트, 이레전자산업, 서울반도체, 아시아나항공, 주성엔지니어링, 탑엔지니어링, 테크노세미켐, 백산OPC, KH바텍, 유일전자, 인탑스, 인터플렉스, SBSi 등이다.
부실기업 퇴출로 코스닥 투명성 제고
외국인의 집중적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벌써 11일째 '팔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개인과 기관 등 국내 투자자들이 아직도 코스닥시장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3월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제출과 함께 20여개의 부실기업들이 줄줄이 퇴출되면서 코스닥시장이 질적 향상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신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그 동안 퇴출위험 증가와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모멘텀 부재로 인해 약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부실기업의 잇따른 퇴출이 오히려 시장을 질적으로 건전하게 바꾸고 있고,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상승추세로 전환되는 등 긍정적으로 변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주요 증시와 따로 움직였던 코스닥 시장도 이제는 서서히 동조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의 양상국 연구원도 "최근 일부 기업의 퇴출과 함께 코스닥시장 자체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시장 투명성 향상과 함께 실적 호전주의 매수가 진행되는 이 시점은 코스닥 시장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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