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일산에 사는 주부 임세미(34)씨는 지난 주말 4살짜리 아이에게 옷을 사 주기 위해 백화점에 들렀다가 못 보던 유아동복 브랜드들이 너무 많아 놀랐다. 직수입 해외 명품 브랜드들을 포함해 10여개에 달하는 신규 브랜드 때문에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극심한 소비위축에도 불구, 유아동복 시장만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새로운 브랜드들의 출시 경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주)모이츠의 2세부터 9세를 위한 유아동복 브랜드 '모이츠'(사진)는 유아동복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캐포츠(캐주얼+스포츠) 형태의 스타일로 올 2월 출시됐다. 모이츠의 올 여름제품 가격은 티셔츠가 3만∼4만원, 바지는 4만∼6만원, 스커트 3만∼5만9,000원, 원피스는 5만원대 등 기존 브랜드와 비슷한 중고가층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제일모직이 성인브랜드 빈폴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려 내놓은 '빈폴키즈'는 티셔츠가 3만2,000∼12만5,000원, 재킷은 18만5,000∼22만5,000원선이다.
지난해 8월 출시한 '앙드레김 키즈'는 티셔츠가 6만∼14만원, 바지 8만∼17만원, 재킷이 14만∼24만원 등 해외 명품브랜드와 맞먹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대성그룹 글로벌에너지네트웍 계열사인 글로리아트레이닝은 아동복 '아워큐'를, 애니메이션 캐릭터 전문업체 지원 매니아는 '네꼬'를 통해 패션 사업에 진출했다.
해외명품의 유아동 브랜드 출시도 활발하다. '버버리 칠드런'은 지난달 롯데백화점 본점에 매장을 개장했다. 스웨터 12만원대, 바지 14만원대, 원피스·트렌치코트 등은 수 십 만원대에 이른다.
3∼14세 아동을 겨냥한 'DKNY키즈'는 뉴욕풍의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가격은 바지가 7만8,000∼16만8,000원, 치마는 8만8,000∼15만8,000원 등이다.
지난해 11월 프랑스의 유명 유아동복 브랜드 '쇼콜라'를 인수한 보령메디앙스는 콩 섬유소재 이불, 요 등 출산준비물과 함께 유모차, 봉제인형 등의 신제품을 최근 선보였다.
유아동복 신규 브랜드가 급증하는 것은 의류 시장에서 '돈 되는' 품목은 유아동복이 거의 유일하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의류 소비지출규모는 전년대비 12.7% 감소한 데 반해, 아동(만4∼12세)의 1인당 의류 소비지출규모는 15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6.9% 신장했다.
업계는 아동복 시장이 올해도 10% 이상 커져 1조2,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모이츠 관계자는 "저출산 시대이지만 아이 한 명당 들어 가는 돈은 더 많아지고 있다"며 "신규 브랜드들은 점점 더 전문화·고급화하고 있어 유아동복 시장의 고·저가품 양분화는 올해 더 뚜렷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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