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이라크 제2 전쟁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향후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다음 주 워싱턴을 방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라크 정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미영 정상회담은 당초 6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라크 위기 상황 때문에 급거 앞당겨졌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이라크 시아파의 무장 봉기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인정했지만, 주권 이양은 예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라크 상황 악화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6월30일 미국 주도의 연합군에서 이라크인으로의 권력 이양이 실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믿음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압둘 할림 카담 시리아 부통령과 이라크 문제 등을 논의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프랑스 대통령궁이 전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최근 이라크에서 발생한 충돌로 이탈리아 병사 12명이 부상했으나 병력을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국영 RAI TV에 출연, "무장민병대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으로 이탈리아의 이라크 주둔 목적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기 전에 유엔)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미군과의 충돌을 넘어 이라크 내전의 불씨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한스 블릭스 전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장은 "미국의 이라크 점령이 이라크인들에겐 굴욕이어서 테러를 야기하고 있다"며 "유일한 해결책은 선거로 선출된 이라크 당국에 권력 이양을 보증할 수 있는 유엔에서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점령이 강대국에 의한 점령인데 비해 유엔은 이라크를 포함한 전 세계를 대변한다"고 덧붙였다.
아랍권에서는 내전 발발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유엔의 중재를 촉구했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6일 "이라크인들 간의 충돌로 번질 것이 우려된다"며 "아랍연맹은 유엔이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되는 즉시 이라크의 주권 회복 노력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쿠웨이트의 일간 알 세야사흐 등 아랍의 일부 언론들은 이라크 사태의 배후를 이란과 시리아로 지목하고,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이들의 개입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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