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15→20석.'민주노동당의 17대 총선 의석 목표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진보정당 최초의 원내 진출' 정도에 의미를 부여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민노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20석)까지 욕심 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선거전 돌입 이후에도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정당지지율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민노당의 지지율이 선거운동 개시전의 7∼8% 또는 그 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민노당 관계자들은 탄핵 회오리를 무사히 빠져 나온 점을 지지율 유지의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김종철 선대위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초토화 시켰던 탄핵 역풍으로 민노당 지지자들이 잠시 열린우리당으로 옮겨 갔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탄핵 정국이 가라앉고 선거전이 본격화 되면서 떠났던 그들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민노당 인사들은 또 "선거전이 양강 구도로 치러지는 속에서도 민노당의 고유한 입지는 흔들리지 않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선대위 관계자는 "1인1표제였던 이전 선거에선 많은 지지자들이 민노당을 찍으면 버리는 표가 된다며 막판에 당선 가능한 후보로 돌아섰다"며 "그러나 이번엔 1인2표제가 도입되면서 '민노당도 찍으면 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노당은 또 "정치권 판갈이 여론 속에서 민노당이 대안 세력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고 자신한다. 천영세 선대위원장은 "민노당에 대해 불안해 하던 국민이 능력과 비전을 갖춘 정당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대중에게 영향력이 있는 비정치권 인사 및 단체의 잇단 지지선언도 민노당에겐 큰 힘이다. 7일만 해도 영화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과 '오아시스'의 여배우 문소리씨 등 영화인 226명과 법조인 89명이 기자회견을 통해 민노당 지지를 선언했다. 앞서 10여개 직능 단체가 이미 민노당 지지 세력을 자처했고 앞으로도 10여개 단체의 지지 선언이 예정돼 있다.
민노당은 남은 선거전에서도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야당교체론'을 더욱 강하게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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