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곳곳에서 연합군과 시아파 과격단체 간 충돌이 벌어지면서 후세인 정권 붕괴 후 가장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4,5일 양일간 미군 11명을 포함해 6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양측의 인명피해도 적지 않지만, 무엇보다 연쇄충돌이 그간의 저항세력의 공격과 달리 미군에 대한 시아파의 전면적 봉기의 성격을 띠고 있어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과격파의 정서가 이라크인의 60%이상을 점하는 시아파 전체로 확산되면 주권이양 프로그램과 같은 미국의 이라크 안정화 작업은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과격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에 대한 체포에 나서는 등 강경 진압 방침을 밝혀 이번 충돌이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바그다드 인근 사드르와 나자프 나시리야 등 5개 도시에서 터진 연합군과 시아파의 충돌은 시아파 내에서도 엄격한 원리주의자로 알려진 30대의 과격지도자 알 사드르가 이끌었다.
이번 저항은 알 사드르가 창간한 주간지 알 하우자에 대해 미군이 정간조치를 내리고, 시아파 지도자 모하마드 바크르 알 하킴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알 사드르의 측근을 체포한 것이 발단이 됐다.
알 사드르 추종세력의 연합군에 대한 공격은 다른 저항세력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격렬했다. 바그다드 인근 사드르시(市)에서는 4일 알 사드르의 민병대인 메흐디 조직원들이 미군과 교전을 벌여 한때 경찰서 5곳을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과 이라크인 30여명이 숨졌다.
남부 나자프 인근에서는 알 사드르 추종세력들과 스페인군 간 총격전이 벌어져 이라크인 22명과 미군, 엘살바도르군 각각 1명이 숨졌다. 5일 새벽에는 영국군이 관할하고 있는 남부 항구도시 바스라의 주지사 관저가 메흐디 조직원들에게 장악됐다.
이번 사태에 대해 폴 브레머 미군 최고행정관은 알 사드르 추종세력을 "무법자"라고 규정하면서 미군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특히 미군은 이미 사드르에 대한 체포영장을 이라크인 판사로부터 발부받았으며, 예고없이 체포할 방침임을 천명했다. 이는 과격 시아파세력을 온건 시아파로부터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 해병대는 또 지난 주 수니파 저항세력 거점지역인 팔루자에서 미국 민간인 4명이 살해돼 시체가 훼손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불침범의 의지'작전을 개시, 팔루자시를 완전 포위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 1명과 이라크인 7명이 교전 중 숨졌다.
한편 알 사드르가 미군에게 위협적인 것은 최대 1만 5,000여명으로 추산되는 메흐디의 규모뿐 아니라 이 민병대가 이라크 젊은층 사이에 급속히 지지기반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거리를 찾지 못해 불만이 극에 달한 젊은이들은 분노를 분출할 탈출구를 찾아 알 사드르의 반미전선으로 무섭게 집결하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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