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총선을 코 앞에 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다큐멘터리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현대사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일 밤 11시)는 4일 10·26 사태를 다룬 '79년 10월, 김재규는 왜 쏘았는가'를 방송한 데 이어 11일에는 1960, 70년대 박 정권의 강남개발 정책을 파헤친 '투기의 뿌리, 강남공화국'(사진)을 내보낼 예정이다.
앞서 '이제는…'는 박 전 대통령의 친일 행적을 다룬 '만주의 친일파'(3월7일), 베트남전 파병 정책을 비판한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병장'(3월28일)을 방송했다. 이 시리즈는 지난해부터 기획된 것이지만,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돼 총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어 전파를 타게 되자 총선 관련 '음모론'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분분하다.
11일 방송될 '투기의 뿌리…' 제작진은 기획의도에 대해 "30여년간의 강남개발 과정을 면밀히 추적,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도덕성을 위협하는 부동산 투기의 뿌리를 밝혀본다"고 설명한다. 제작진은 보도자료에서 "군사작전처럼 속전속결로 치러진 강남개발 정책의 총 지휘자는 박 전 대통령이었다"면서 "강남 개발은 유신 이데올로기의 또 다른 축이었고 개발로 거대한 부를 획득한 이들이 '부동산 중산층'이라는 새로운 계층을 형성하면서 유신 정권의 열렬한 지지자가 됐다"고 진단,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4일 '김재규'편이 나간 이후 방영 전부터 시기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 벌어졌던 네티즌간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5일 시청자 게시판에는 "늦게나마 진실을 알려준 MBC에 감사한다.
총선과 관련없이 역사의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한모씨) 등 격려의 글과 "별로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을 총선을 앞두고 모두가 진실인양 보도했다. 중심을 잃고 선정주의와 여론몰이에 앞장선 MBC에 실망했다"(김모씨) 등 비판이 종일 이어졌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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