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재건 활동에 전념하던 서희부대원이 간경화 말기 환자인 어머니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하기 위해 급히 귀국했다.5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서희부대 야전공병대대 지원중대의 굴착기 운전병 이상용(22) 상병이 귀국,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10월 입대한 이 상병은 서희부대 2진으로 자원해 지난 해 10월부터 최근까지 5개월여간 이라크 남부 나시리아에서 폐허 복구재건 활동에 참여해 왔다.
하지만 지난 해 초 간경화로 몸져누웠던 어머니 김숙자(52)씨가 지난 2월 혈액 검사를 받은 결과 간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간경화 말기로 이식을 받지 못하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위독한 상태가 되자 이 상병의 누나와 외숙모가 조직 적합 검사를 받았지만 부적격으로 판정났다.
이 상병은 이 소식을 듣고 지난 달 24일 급거 귀국, 지난 주 서울대 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을 위한 기초 검사를 받았다. 이 상병은 간이식에 문제가 없는 적합판정이 나오는 대로 오는 12∼15일께 어머니와 함께 수술대에 오르게 된다.
상명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이 상병은 2001년 대학에 입학한 지 한 학기도 채 못되어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지자 학교를 중도 포기하고 정보통신회사에 입사할 정도로 평소 효성이 지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부대 장병들은 부대 내에서도 성실함과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이 상병의 딱한 소식을 듣고 송별회 자리에서 3,200 달러를 즉석 모금해 귀국길에 오른 이 상병에게 전달했다.
이 상병은 "넓은 세상에서 경험을 쌓겠다는 생각과 어려운 가정형편을 감안해 서희부대에 자원했었다"며 "지금은 어머니의 건강한 모습을 보아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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