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니메이션에도 최초로 감독판이 등장했다.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독판은 극장이나 비디오 테이프에서 볼 수 없는 내용을 추가해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것. 최근 김문생 감독이 만든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사진)가 감독판 DVD로 새로 선보였다.
'원더풀 데이즈'는 환경 오염이 심각한 미래의 지구에서 오염물질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살아가는 도시 에코반의 부유층과 황무지 마르에서 살아가는 버림받은 사람들의 갈등과 사랑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7년 동안 기획하고 6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이어서 지난해 개봉시 큰 관심을 끌었다.
'원더풀 데이즈―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제목의 감독판 DVD는 극장 개봉판에서는 삭제된 8분 가량의 영상이 추가돼 본편 영상이 95분으로 늘어났다. 추가된 내용은 여성 저격수의 등장, 비행기의 변신, 클럽 무희의 춤 등으로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면들이다. 특히 클럽에서 무희가 춤출 때 배경에 등장하는 원색의 화려한 문양은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의 특징이 제대로 살아난다.
문제는 엉성한 구성. 1999년 한국소프트웨어 진흥센터의 디지털 콘텐츠 공모지원작으로 선정된 만큼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 효과를 자랑하는 작품이지만 시나리오의 부실이 문제로 지적됐다. 제작 당시 김문생 감독과 제작진이 내용 전개를 두고 격렬한 토론을 벌일 만큼 시나리오를 둘러싼 논쟁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애호가들은 아름다운 영상 때문에 이 작품을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감독판의 등장은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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