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봄이 왔다. 봄이 되면 TV에도 개편의 바람이 불어오는 법. 그래서 요즘의 TV 프로그램들에 대한, 별로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수다떨기에 좋은 몇 가지 이야기를 늘어놓아 보았다.1. '폭풍속으로'(SBS)의 김민준은 과연 몇 명의 여자들과 키스를 하게 될까? 본격적인 스토리가 펼쳐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태 역의 김민준은 드라마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일등공신. 매회 현란한 액션을 보여주고, 액션 뒤에는 거의 매번 다른 여자들과 키스신을 연출하며 시청자를 붙잡아둔다. 드라마 방영이 채 한 달이 안됐지만, 그와 키스한 여자 연기자만 이미 세 명. 끝날 때까지 몇 명과 '15세이하 시청불가'의 애정행각을 벌일 지 모르겠다. 폭력과 러브신은 시청률을 위한 최고의 무기?
2. 유재석,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출연은? 신동엽이 SBS '일요일이 좋다'로 컴백했다. 그리고 드디어 유재석과 만났다. SBS '진실게임'에서 단독 MC, KBS '해피투게더'에서는 김제동과, SBS '실제상황 토요일'에서 강호동 김제동과 함께 출연하는 유재석은 가히 MC계의 '그랜드슬램'을 이룬 셈. 이제 남은 것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대단한 도전'에 출연, 김용만 박수홍 이경규 등과 만나는 것 아닐까. 한국의 MC들은 몇 프로그램만 건너면 서로 다 만날 수 있다.
3. 수염 깎은 종사관들. SBS '발리에서 생긴 일'의 하지원, '폭풍 속으로'의 김민준에 이어 종사관 나으리 이서진이 MBC '불새'에 출연, MBC '다모'의 출연진들이 반년사이에 모두 현대극에서 부활했다. 또 다른 종사관이었던 지진희는 이번 주부터 SBS '파란만장 미스김 10억만들기'에서 MBC '대장금'의 민정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양미경―임현식 주연의 드라마만 나오면 된다?
4. 4월 15일 저녁 6시 투표가 끝나는 시각, 방송 3사는 초긴장한다. 투표장 출구조사결과를 이때 발표할 수 있기 때문. 대통령선거와 달리 국회의원 선거만큼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그들. 이번에는 맞출 수 있을까?
5. SBS '파란만장 미스김 10억만들기'의 김현주와 '폭풍속으로'의 송윤아, KBS '애정의 조건'의 채시라 등 여성 톱 스타들이 그들의 복귀작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여성 캐릭터를 선택했다. 시대가 바뀌어도 시청자들은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여성을 사랑하는걸까?
6. 게임의 승자는? SBS '진실게임'과 MBC '전파견문록'이 심리게임의 아성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SBS '이경규의 굿타임'이 심리게임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연 똑똑해질 대로 똑똑해진 시청자들을 잘 속일 수 있을까.
7. 16.7%는 KBS '꽃보다 아름다워'의 지난 주 전국 시청률(TNS기준). 아마 노희경 작가가 집필한 KBS '거짓말' '바보같은 사랑', MBC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의 시청률을 다 합쳐도 이보다 낮지 않을까? 요즘엔 이런 작은 가족 이야기도 사랑 받을 수 있나 보다. 노희경씨, 모든 작가 지망생들에게 희망을.
/문화평론가
lennonej@freechal.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