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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군도 영유권 분쟁 "총탄"대신 "문화"로/대만, 철새탐조시설 짓자 베트남, 관광객유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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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군도 영유권 분쟁 "총탄"대신 "문화"로/대만, 철새탐조시설 짓자 베트남, 관광객유치 선언

입력
2004.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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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남단의 남사 군도(스플래틀리 군도)를 둘러싼 관련 당사국간 영유권 분쟁이 예전의 적나라한 함포 외교에서 민간 관광, 과학활동 등 은근 슬쩍 영유권을 굳히는 교묘한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남사군도 영유권 분쟁이 다시 불거진 것은 지난달 23일 대만이 자국이 점령하고 있는 한 섬에 철새 탐조시설이라는 건물을 지으면서부터. 베트남은 이틀 만에 자국이 지배하는 섬에 민간 관광객을 보내겠다며 기름을 끼얹었다.

중국 정부는 "남사군도는 우리 영토"라며 성토했고, 베트남은 3일 관광 추진을 다짐하며 되받았다. 필리핀은 베트남에는 적법성을 따지고 중국에는 미군과 함께 중국을 남사군도 분쟁의 가상 적국으로 훈련해 왔다고 공개, 양국을 동시 견제했다. 갈등이 한 번 폭발하자 바로 물고 물리는 신경전이 벌어진 것.

그러나 긴장은 그다지 고조되지는 않는 분위기다. 2002년 11월 당사국들이 긴장 고조 행동의 자제를 약속하는 행동선언에 합의하면서 군사행동 대신 평화적 활동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색하고 대응하기가 서로 애매해졌다는 얘기다. AP통신은 "총탄이 사라지고 유람선과 탐조시설 어민대피시설이 영유권 주장의 새 수단으로 등장했다"며 "위험 수위를 실질적으로 높이지 않고 우위를 점하기 위한 외교적 책략"이라고 보도했다.

남사군도는 100여 개의 작은 섬, 산호초, 암초 등으로 이뤄진 육지 면적이 7㎢도 안 되는 해역. 수산자원의 보고인 데다 약 300억 톤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고, 핵심 해상교통로라는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영유권 다툼이 치열하다. 이들 섬과 산호초 암초 가운데 현재 베트남이 24개, 중국 10개, 필리핀 7개, 말레이시아 6개, 대만이 1개 등을 점령하고 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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