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EBS)의 수능강의 사이트(www.ebsi.co.kr) 회원 가입자가 개통 4일만에 40만명에 육박하는 등 접속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 등 일반인들의 '허수 접속'이 대폭 줄고 대부분 동영상 강의(VOD)를 다운로드 받거나 실시간 시청하는 학생층 이용자로 재편되고 있어 연휴기간 우려됐던 접속대란은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4일 EBS에 따르면 개통 이후 7만2,500명이 동시 이용할 수 있는 동영상 강의(VOD) 최대 접속자는 1만699명, 20만명이 한꺼번에 접속 가능한 웹의 최대 접속자는 7만1,247명이었다. 동시에 2만명이 내려 받을 수 있는 다운로드 건수도 시간당 최대 1만∼1만3,000여건으로 여유가 있었다.
*실수요자 위주 접속으로 안정
회원 가입자는 이날 오후 11시 현재 당초 회원가입 추정인원 150만명의 25% 가량인 38만8,093명으로 늘었다. EBS는 1∼4일 초·고급 강의 37편을 탑재한데 이어 5일 농업기초기술, 농업이해 등 직업탐구 11편을 올리고, 다음 주부터는 매주 91편을, 15일 이후에는 10편을 추가해 주당 101편을 탑재할 예정이다.
EBS 관계자는 "개통일인 1일 저녁 7만명 수준이던 동시 접속자가 2일 4만∼5만명, 3일 2만∼3만명으로 줄어드는 등 최대 이용시간에도 서버 용량의 20%만 사용되고 있어 서비스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반면 VOD 이용자와 다운로드 건수는 늘어 개통 초기 호기심으로 들어왔던 학부모와 일반인이 빠져나가는 대신 실수요자인 학생들의 이용이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선 학교에선 기대와 우려 교차
학생과 교사들은 EBS 강의가 학원강의 못지 않게 내용이 알차다며 일단 합격점을 주면서도, 어떤 형식으로 학교 수업이나 수능 준비와 연계할지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고3 담임을 맡고 있는 서울 A고교 김모 교사는 "학생들이 EBS 강의와 수능시험을 연계한다는 소식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학교수업과 보충학습 등으로 시간적 여유가 없다 보니 실제 강의를 시청한 학생은 5,6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서울 K여고 이모 교사도 "수능시험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를 몰라 불안감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다"면서 "학생마다 선택과목이 다르고 수준별 과목별 수업을 해야 하는데, 공간 제약으로 일괄적인 강의 시청이 이뤄지고 있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학원가에서는 EBS 강의가 현장성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근본적 한계를 갖고 있어 학생들이 다시 학원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치면서도, 당장 수강생의 발길이 끊기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 J학원 관계자는 "EBS 수능강의 시청과 야간 자율학습 등이 본격화하면서 이달 수강생이 25% 정도 줄었다"며 "이 중 상당수는 학교의 강제 보충학습으로 학원 수강이 불가능해 수강료를 환불해간 경우"라고 설명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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