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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새 고장 7건… 연착 반복… 예약 불통 덜컹거리는 고속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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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새 고장 7건… 연착 반복… 예약 불통 덜컹거리는 고속철

입력
2004.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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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 25분이상 늦을땐 환불키로 줄어든 새마을·무궁화는 "예매전쟁"고속철도가 개통 4일만에 7건의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키는 등 안전운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철도청 홈페이지의 예약 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되는가 하면 자동응답 안내전화가 불통되는 등 고객 서비스도 엉망이다. 더욱이 요금이 너무 비싸 서민층 승객이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기존 새마을·무궁화호 열차 수를 크게 줄이는 바람에 때 아닌 '예매 전쟁'마저 벌어지고 있다.

3일 오전 6시25분 서울을 출발해 부산으로 가던 KTX 제13호 열차가 천안·아산역 인근에서 고장을 일으켜 열차 운행이 27분간 지연됐다. 이 열차는 고속철도 개통일인 1일 오전 10시20분께도 부산에서 서울로 가던 중 변압기 전기공급 이상 등으로 대전역에서 KTX 운행 개시 이후 처음으로 운행을 중단했었다. 철도청은 KTX 전력 공급 장치에 이상이 생기면서 과열센서가 작동했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정밀원인조사에 들어갔다.

고속철은 불과 3일만에 7건의 크고 작은 고장을 일으켜 20∼30분 이상 운행이 지연되는 소동이 반복되고 있다. 이들 고장 차량 대부분은 (주)로템이 알스톰측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제작한 것으로 철도청과 로템측은 아직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해 승객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연휴를 맞아 큰맘 먹고 고속철을 이용하려던 시민들은 초당 1만명 이상의 동시 접속 처리용량을 자랑한다는 철도청 예약시스템이 3일 오전 내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큰 불편을 겪었다. 예약 화면이 아예 뜨지 않는가 하면 홈페이지 접속에 10∼20분 이상 걸리기가 예사였다. 자동 안내전화도 회선 부족으로 종일 불통돼 이용객들의 짜증을 부추겼다. 고속철 승차권을 예매하기 위해 1시간 이상 인터넷에 매달렸던 한 시민은 "철도청이 장담했던 '완벽한 개통준비'가 무책임한 허풍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시민들은 부득이 역이나 여행사 매표창구를 찾아 일반 열차를 이용하려 했으나, 고속철 개통으로 새마을·무궁화호 운행 편수가 절반 이상 줄어 일찌감치 매진되는 바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주부 박모(38)씨는 "고속철은 요금이 비싸 탈 엄두가 나지 않고, 운행편수가 줄어든 일반 열차는 좌석이 일찌감치 동나 평일에도 예매가 쉽지 않다"며 "이래저래 서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민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철도청은 이날 지연보상금 지급기준을 바꿔 25∼50분 지연 때 운임의 25%, 50분∼2시간은 50%, 2시간 이상은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철도청은 당초 고속철이 무궁화호보다 3배 가량 속도가 빠른 점을 감안해 차량 연착 때 운임의 일부를 되돌려주는 '지급보상금' 지급기준을 일반 열차의 '50분 이상'에서 '20분 이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개통이 임박하자 적자 운영을 이유로 슬며시 50분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역방향 좌석 유해성 논란으로 역방향 좌석을 기피하는 승객들이 늘어나자 요금을 소폭 할인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철도청 관계자는 "설문조사와 인터넷 홈페이지(www.moct.go.kr) 등을 통해 고객 불편사항 등을 접수, 조만간 종합 개선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황재락기자 find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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