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외교관계가 역사인식, 영토문제 등으로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의 동맹관계는 사상 가장 양호한 시기를 맞아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성과 없는 가와구치 방중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무장관은 3,4일 베이징(北京)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고위층과 연쇄 회담을 가졌지만 양측의 이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가와구치 장관은 "센카쿠(尖閣)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는 일본 고유의 영토로 중국인들이 상륙했던 것은 극히 유감"이라며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원 총리는 "댜오위다오가 중국의 영토라는 것은 몇 번이나 성명을 통해 밝혔다"고 일축했다. 원 총리는 이어 "일본의 지도자가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지 않도록 요구해 왔다"면서 "양국 지도자의 정상 왕래를 방해하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비난했다.
가와구치 장관은 또 중국 탐사선의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침범과 일본의 정부개발원조(ODA) 사용과 관련한 투명성 문제에 우려를 표시했다. 가와구치 장관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방일의 전 단계로 원 총리를 초청했지만 원 총리는 "좋은 분위기 속에 방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주지 않았다. 현안에 대한 양국의 강경한 원칙론만 확인한 채 끝난 회담이었다.
미일 교류 150주년
3일 요코하마(橫浜)에서는 일본을 개항으로 이끈 미일 화친조약 체결 15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고이즈미 총리는 기념사에서 "일본과 미국 양국은 곤란한 시기도 경험했다"며 "그것을 극복함으로써 양국의 우정은 참으로 강고해졌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또 "우리는 함께 테러와 싸우고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에 대항하고 있다"며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북한 문제에 대한 양국의 협력관계를 과시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자위대와 미군은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면서 "일본 만큼 긴밀한 동맹국은 없다"고 양국 관계를 극찬했다.
이에 앞서 하워드 베이커 주일 미 대사는 고이즈미 내각의 이메일 홍보지에 "미국 국민과 일본 국민은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패션의 옷을 입는 같은 팀"이라며 "미일관계가 지금처럼 좋았던 때는 없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 일본이 미국의 미사일방위(MD) 시스템 도입을 시작하고 미군과 자위대의 해외협력이 강화하면 중국의 경계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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