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이 2일 왜곡 논란을 빚은 탄핵찬성 집회에서의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비하 발언 테이프 원본을 공개한 결과, 당초 가정법과 비유적인 표현은 생략한 채 자극적인 내용만 방송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사실은…'이 이날 자정께부터 공개한 5분58초 분량의 테이프 원본에서 송모씨는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자살하게 한 주범이 누구입니까"라고 청중에게 묻고 "내가 남 전 사장이었어도, 국민이 다 보는 앞에서 자기 얘기를 들었을 때 그 치욕감에 죽었을 것이다. 비유를 하나 들어보겠다"고 말한 뒤 권 여사 비하 발언을 이어갔다.
송씨는 이어 "내가 방송에서 이렇게(권 여사 학력비하 발언) 얘기하고, 권 여사가 듣고 있다면 심정이 어떻겠느냐. 이게 바로 언어살인, 언어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송씨는 가정법을 사용하기는 했으나 "고등학교도 안 나온 여자가 국모"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송씨는 청중 사이에서 "권양숙 XXX"라는 욕설이 나오자 "그래 그래 맞아 맞아 박수"하고 맞장구를 쳤으나, 청중의 욕설이 계속되자 "우리 욕은 하지 맙시다"하고 말리기도 했다. '사실은…'은 지난달 26일 방송에서 송씨가 욕설에 맞장구치는 장면만 내보냈다.
방송이 나가자 시청자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상당수 시청자들은 "당시 집회 사회자였던 송씨가 가정법을 사용해 사실상 대통령 부인을 비하했고 집회 참석자들의 욕설이 난무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MBC가 당시 사회자 송씨의 자살과 관련한 가정법을 생략한 채 편집 방송해 발언의 진의를 왜곡했다"는 주장도 많았다.
시청자 김숙희(39)씨는 "송씨의 발언은 악의적인 비유였다"며 "대통령 부인의 학력을 비하할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청자 이강엽(45)씨는 "원본 필름 방송을 보면 MBC가 사회자의 전후 발언을 모두 생략하는 바람에 의도적으로 편집해 진의를 왜곡했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반박했다. 이진로 영산대 교수는 "방송사와 언론인에게 주어진 취재보도의 재량의 범위를 넘어선 심한 왜곡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밤 방송 후 네티즌들의 접속이 폭주하면서 MBC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의 서버가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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