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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곤 광주大 이사장 자살 21층 집무실서 투신… 경영난 등으로 우울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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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곤 광주大 이사장 자살 21층 집무실서 투신… 경영난 등으로 우울증세

입력
2004.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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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신입생 확보난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 경영난 등으로 고심하며 우울증세를 보이던 광주대 김인곤(76·사진) 이사장이 1일 학내 집무실에서 투신자살했다.이날 오전 11시20분께 광주 남구 진월동 광주대 호심관 건물 현관 앞에 김 이사장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강모(63)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김 이사장은 검은색 점퍼와 감청색 체크무늬 바지 차림이었으며, 21층 집무실의 미닫이 창문은 열려 있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조사 결과 김 이사장은 전날 오전 처장단회의를 마친 뒤 학생처장 등과 함께 전남 화순의 식당으로 옮겨 낮부터 밤 늦게까지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이사장은 이날 평소보다 늦은 오전 11시께 출근했으며, 비서실 여직원에게 "차 한 잔 달라"며 집무실에 들어갔다가 차를 마신 뒤 창문을 통해 뛰어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관계자는 "최근 간부회의에서 절친했던 사돈의 사망소식에 '인생이 허망하다'는 말을 자주했다"며 "심리적 충격을 못 이겨 충동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특히 올해 신입생 모집이 저조하자 교직원 임금을 삭감하고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학교 운영을 놓고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전날 술자리에서도 올해 일반대로 전환한 후의 대학 운영과 신입생 모집 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월 이사회에서 서울 한남동 80평 빌라 등을 대학에 기증하겠다고 밝히는 등 오래 전부터 재산을 정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13∼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이사장은 1972년 자신의 호를 딴 호심(湖心)학원과 함께 광주인성고를 설립한 후 81년에는 광주대의 전신인 광주경상전문대를 세웠다. 김 이사장은 광주경상전문대를 4년제 개방대(83년)로 승격시키고 2002년 11월 일반대 전환승인을 받는 등 대학 운영에 열정을 보여왔다. 부인 정영애(69)씨와 2남1녀를 두고 있으며 장남 혁종씨는 지난해 5월 광주대 총장으로 취임했고, 막내 아들 민호씨는 인성고 이사로 재직 중이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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