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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72>그리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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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72>그리말디

입력
2004.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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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년 4월2일 이탈리아 물리학자 프란체스코 마리아 그리말디가 볼로냐에서 태어났다. 1663년 같은 도시에서 몰(沒). 제수이트 교단(예수회) 소속 수도사였던 그리말디는 다재다능한 학자였다. 볼로냐 대학을 졸업한 그는 모교에서 신학·철학·수사학·기하학·천문학 따위를 가르쳤다. 동료 천문학자 조반니 바티스타 리치올리와 함께 달의 지도를 작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리말디가 과학사에 남긴 가장 큰 업적은 광학 분야에서 이뤄졌다. 사후에 출간된 '빛에 대하여'(1665)에서 그는 빛의 회절(파동이 장애물의 뒤쪽에 기하학적으로 결정된 그림자를 만들지 않고 그림자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돌아 들어가는 현상)과 간섭에 대한 관찰 결과를 보고해 그 뒤의 광학 연구에 큰 영향을 끼쳤다.물리학자 그리말디말고 같은 성을 지닌 같은 시대의 저명한 이탈리아 사람으로는 역시 제수이트 교단 수도사로서 민명아(閔明我)라는 한자 이름으로 동아시아에서 활동한 필리포 마리아 그리말디(1639∼1712)와, 로마와 파리에서 활동한 화가 겸 조각가 조반니 프란체스코 그리말디(1606∼1680)가 있다. 그리말디는 프랑스 남동부 이탈리아 국경 지대에 자리잡은 모나코 공국의 왕가 이름이기도 하다. 즉위 55년째를 맞는 현 국왕 레니에3세(81)는 1956년 미국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를 왕비로 맞아 화제를 뿌린 바 있다.

그리말디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익숙해진 것은 이탈리아 북부의 지명으로서일 것이다. 1901년 그 곳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두 구의 후기 구석기 시대 화석 인류는 크로마뇽인과 또렷이 구분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서 그리말디인으로 명명되었다. 그리말디인은 그 체형과 두개골의 특징으로 보아 흑인의 조상으로 추정되지만, 아프리카에서 같은 시대의 유사한 화석 인골이 발견되지 않아 인류학자들도 단정을 삼가고 있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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