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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여성인력 활용 적극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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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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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대졸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일자리 구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월 통계청 고용 동향에 따르면 대졸 이상 여성의 실업률은 5.8%로 전체실업률보다 높고 대졸 이상 남성 실업률의 두 배 이상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현상은 여성 전체로 확산되는 경향도 보인다. 그간 지속되어 온 경기침체 여파로 여성들이 집중 취업해 있는 도소매, 음식숙박업의 일자리 감소도 두드러진다.전체 실업 문제와 마찬가지로 여성 실업 역시 고용 창출을 동반하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근본적 해결방안이지만 성장 둔화와 고용 없는 성장이 우려되는 단계에서 상당히 어려운 과제이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만으로도 여성 실업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창출된 일자리의 배분이 성 차별에 의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국제노동기구(ILO)의 '2004년 세계 여성 고용 추세'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여성들의 경제 활동 참여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높은 실업률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또 여성들이 상위 관리직으로 진출한다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로 실질적인 고용 평등은 아직도 먼 이야기라고 한다.

우리 또한 예외가 아니다. 정치·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이 늘고 있지만 여성 실업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임시 일용근로자 비중이 증가하고 남녀 임금 격차가 증가세를 보이는 등 고용의 질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남녀차별적인 의식과 관행을 타파하고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현실이 경기 침체와 맞물려 여성인력 저활용 구조를 심화시키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성 차별이 오늘의 사회적 공정성 훼손을 넘어서 미래의 사회적 효율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데에 있다. 향후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감안할 때 지금 이 시점에서 여성인력의 효과적 활용에 좀더 많은 관심과 사회적 투자가 필요하다.

노동부는 그 동안 여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고 여성이 마음 놓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고용상의 성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지속적으로 지도감독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업주 및 근로자의 의식 전환을 위해 다양한 홍보 활동을 전개해 왔다. 산전 산후 휴가 기간 확대 및 비용의 사회 분담, 육아휴직 급여 신설 및 급여액의 지속적 인상, 직장 보육시설 설치 지원 등을 통해 여성근로자의 출산 및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을 예방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실질적인 남녀 고용 평등 환경 조성을 위해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적극적 고용 개선 조치 도입 방안(고용 평등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공기업 및 정부 산하 기관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후 규모가 큰 민간기업과 조달기업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모성 보호 비용의 사회분담 수준도 현행 30일에서 60일로 확대하고, 육아휴직 급여도 지속적으로 인상하는 등 여성 고용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들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앞서 언급한 ILO 자료는 우울한 현실뿐만 아니라 희망적인 관측도 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가정친화적 정책과 여성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제도가 늘고 있으며, 정부와 노조도 출산·육아휴직 기간에 대한 경력 인정 및 소득 보전을 위한 고용 및 복지시스템 개혁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성 고용 차원에서 우리 현실은 매우 어렵지만 그럴수록 긴 호흡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미덕이 필요하다. 정부의 제도적 장치 마련, 기업의 인식 전환, 여성들 자신의 진취적 자세 등 우리 모두의 노력에 의해 힘든 현실이 조금씩 희망으로 바뀌어 나갈 것을 기대해 본다.

김 대 환 노동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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