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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趙대표 직인변경 적법"/민주 재결집 물건너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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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趙대표 직인변경 적법"/민주 재결집 물건너 가나

입력
200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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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개혁공천을 둘러싼 조순형 대표와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한지붕 두가족' 싸움은 중앙선관위가 31일 조 대표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조 대표가 완승했다. 반면 추 위원장을 앞세운 선대위는 출범 하루 만에 공천권 등 법적 권한의 무력화로 정치적 위상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비대위의 주장처럼 선대위는 '선거사무'에 권한이 국한되고 기존 당권파와 비대위가 확정한 공천 후보와 비례 대표를 내세워 선거를 치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조 대표는 "1일까지만 비대위를 운영한다"며 "선관위 결정을 계기로 서로 용서하고 이해하는 정신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해 후보 등록 이후엔 추 위원장 중심의 선대위 체제가 가동될 것임을 시사했다. 추 위원장의 '개혁공천'을 저지하는 선에서 내분을 봉합하겠다는 의도다. 이로써 전격적인 물갈이 공천으로 흩어진 지지 층 끌어 모으기는 물 건너간 분위기다.

추 위원장은 "당이 죽을 길로 가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당을 책임진 나로서는 후보자들의 용기를 꺾어선 안되기 때문에 대응책을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 위원장의 전의(戰意)가 약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가 많다. 손봉숙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도부가 도와주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선대위측 인사들은 후보등록을 하게 되면 당적 변경이 금지돼 탈당을 통한 무소속 출마 등 비대위 압박 수단이 마땅치 않다. 서울과 호남 공천 후보들이 이날 밤 모여 '집단 불출마'를 논의키로 했다가 취소한 것도 그래서다. 선대위도 이날 밤 대책회의를 하려다 불참자가 많아 취소하는 등 무기력을 드러냈다.

비대위와 선대위는 이날 오후 선관위 전체회의 결정 내용이 알려지자 희비가 교차했다. 장전형 선대위 대변인은 선관위 결정전만 해도 "둑은 터졌고 물은 흐르고 있다"고 기세등등했으나 나중엔 "조 대표와 추 의원이 협의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반면 이승희 대변인은 "법과 원칙이 살아 있음을 국민과 함께 기뻐한다"고 반색했다.

공천후보 재심과 선대위 출범에 이어 비례 대표 선정 등 며칠간 강행군을 계속해 온 추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설상가상으로 수면 부족으로 탈진, 국회 의원회관 의무실에서 링거주사를 맞기도 했다.

당 내분 사태로 후보들 사이에선 자포자기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수도권의 한 후보는 "후보등록을 해야 할 지 고민"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에 앞서 양측은 이날 선대위가 따로 비례대표 등록을 신청하자 효력 공방을 벌이는 등 이전투구를 계속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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