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임원 자리의 절반에 가까운 40%를 '외인 부대'가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다.30일 금융계에 따르면 8개 시중은행의 은행장을 포함한 등기·집행 임원은 총 96명으로 이중 해당 은행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는 38명으로 40%에 달했다. 특히 외부 인사의 절반이 넘는 21명(전체 임원의 22%)은 외국인이거나 외국계 금융기관 경력자들로 외국계 출신들이 토종 뱅커들을 압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출신 별로는 씨티은행 출신이 하영구 한미은행장을 비롯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최동수 조흥은행장 등 체이스맨해튼은행 출신이 3명으로 뒤를 이었다.
외국계 은행인 외환은행과 제일은행의 경우 각각 11명과 9명의 임원 중에 7명이 외부 영입 인사들로 채워졌고, 국내 최대 은행은 국민은행 역시 11명의 임원 중 김정태 행장을 비롯해 8명이 외부에서 영입됐다. 조흥(11명 중 5명) 한미(10명 중 4명) 등도 외부 인사들의 임원 비중이 높은 은행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단행된 임원 인사에서 새로 선임된 8개 시중은행의 임원 19명 중 외부 인사는 11명으로 58%에 달했다. 특히 곧 예정된 우리은행 집행 간부 인사에서 3∼4명의 임원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외부 수혈이 대거 이뤄질 것으로 보여 외부 인사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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