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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준비 덜 된 EBS 수능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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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준비 덜 된 EBS 수능강의

입력
2004.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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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시작되는 교육방송(EBS)의 대입 수능강의는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성패를 가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한 기획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백약이 무효였던 공교육 회생방안 중에서 그래도 새로 기대를 걸게 하는 의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런데 방송 시작이 임박한 상황에도 강의편성표가 자꾸 바뀌거나 교재가 마련되지 않아 방송 개시일자가 늦춰지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수능제도가 바뀌어 불안한 수험생과 학부모들로서는 속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31개 강좌의 방송이 18일 이후로 연기되고, 직업탐구·제2외국어를 제외한 전체 50개 강좌의 28%인 14개 강좌는 보름 뒤에나 인터넷에 실린다고 한다.

교육부가 2·17대책을 발표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던 혼란이다. 프로그램 편성과 강사진 선정, 교재 개발 등 필수적 사전작업을 감안하면 한 달여 만에 제대로 된 방송강의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학기 초에 시작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접속자 과다로 서버가 다운될 수 있는 위험성에 신경쓰다 보니 교육 본연의 사항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탓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EBS만 탓할 수 없으며, 무리하게 촉박한 일정을 제시한 교육부의 잘못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 수험생들로서는 방송 시작 지연을 큰 문제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다 같은 조건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교육부로서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 최근 한 고교에서는 보충수업을 하던 교사가 숨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전교조는 강제적이고 획일적인 보충수업에 대한 거부투쟁을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EBS강의 시작을 계기로 2·17대책의 현장 적용상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문제점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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