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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스포츠 발전은 선진국의 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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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스포츠 발전은 선진국의 징표

입력
2004.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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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발육이 부진한 한국 프로리그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그 태생적 한계이다. 제반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의 관심을 스포츠로 돌리려는 의도로 탄생했기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보는 스포츠'나 '하는 스포츠'가 흥하려면 기본적으로 시설이 있어야 하고 즐길 사람들에게 시간과 돈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시점에서 국내 프로리그가 탄생한 것은 맞다.그렇다면 지금 한국에 프로리그가 출범한다면 앞으로 10년 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마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스포츠산업의 발육이 더딘 게 무슨 큰 문제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둘러보면 생각해볼 점도 있다.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적은 나라가 반드시 못사는 것은 아니지만 잘사는 나라에는 스포츠를 하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많다. 일례로 4,000여 개의 고교야구부가 있는 일본은 프로야구를 보는 사람도 연간 2,000만 명이 넘는다. 또 연간 7,200만 명이 관람하는 미국의 메이저리그 산하에는 루키리그부터 트리플 A까지 많은 등급의 마이너 팀을 두고 있고 유소년들이 즐기는 클럽 팀은 동네마다 있다. 축구가 주종목인 유럽도 작은 리그부터 빅 리그까지 성공리에 운영되고 있고 프로팀은 거의 예외 없이 유소년 클럽 팀을 산하에 두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선진국으로 불리는 대부분의 나라에는 스포츠를 하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많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만약 10년 후에도 한국에서 '보는 스포츠'나 '하는 스포츠'가 성공할 수 없다면 그때도 우리는 지금의 위치에 그대로 서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언뜻 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게다가 스포츠의 순기능은 확대 재생산되어 사회전반에 기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스포츠를 하는 사람이 많으면 전국민의 체력이 좋아지고 보는 사람이 많으면 스트레스 총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즉 산업현장에 양질의 노동력을 공급하는 스포츠의 순기능이 잘 작동하면 선진국의 총체적인 지적인 능력과 체력은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스포츠산업의 발전은 한편으론 중요한 문제다.

사실 올림픽이 아닌 과학부문 세계1인자에게 주어지는 노벨상 수상자도 선진국이 독식하는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은 과연 선입견일까. 국내 스포츠산업은 발육이 더딜 여건에 있지만 문화관광부를 포함한 우리 스포츠계 전반에 학교체육이 바뀌어야 하고 클럽 팀이 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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