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명이 숨지고 1,800여 명이 다친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파 테러사건(11일)의 배후로 유럽 각국의 이슬람계 이민집단이 주목받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30일 유럽의 이슬람계 이민자들로 구성된 '타크피리'조직원들이 테러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이슬람 근본주의 표방하는 급진 타크피리 운동은 1970년대 이집트에서 나타나 80년대∼90년대 초 서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로 확산됐다. 90년대 후반부터 서유럽의 아랍계 이민자 사회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타크피리는 현재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와 알제리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을 갖고 있다.
열차 테러사건을 수사중인 스페인 사법당국은 29일 체포된 용의자 18명 중 9명이 모로코 출신이라고 밝혀 타크피리 조직의 행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타크피리 조직은 내놓고 무장투쟁을 벌이는 지하드 등 과격단체와 달리 겉보기에는 정상적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 추적이 매우 어렵다.
타크피리 조직은 북미 지역에도 상륙했으며 알 카에다와도 연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9·11 테러 당시 여객기 납치범의 한 명이었던 모하메드 아타도 타크피리 신봉자로 추정된다. 타크피리는 이슬람 급진주의를 전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직원을 서유럽으로 이민시켰다.
타크피리는 이와 함께 유럽에서 주변적 존재로서 차별받고 있는 이슬람계 이민자 사회를 자양분 삼아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여성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점에서 다른 이슬람 조직과 구별된다.
유럽 각국은 타크피리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류사회의 차별에 불만을 가진 이슬람계 이민자들이 끊임없이 타크피리 운동에 가담하기 때문이다.
/배연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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