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외국인 직접 투자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기아자동차가 공장을 짓기로 한 슬로바키아가 최근 잇따라 세계 자동차 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업계에선 슬로바키아가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관문 역할을 하는데다,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 국가적인 외자 유치 노력,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 등을 주요한 장점으로 꼽고 있다.기아차는 4월 7일 슬로바키아의 수도인 브라티스라바로부터 북동쪽 203㎞에 자리한 질리나에서 동유럽 공장 기공식을 갖는다. 기아차는 이곳 45만평의 부지에 연산 2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승용차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 총 투자비는 7억 유로(한화 약 1조 220억원)로 최첨단 설비를 투입, 2006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도 30일 슬로바키아 질리나 지역에 1억7,000만 유로를 투자, 연산 30만대 규모의 모듈공장을 건설키로 하고, 기아차 현지공장 착공일에 맞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기아차 공장 인근에 16만 5,000평의 부지를 확보했다.
슬로바키아는 또 일본 도요타와 마쓰다 자동차와도 신규공장 건설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바키아 투자청(SARIO)의 얀 바야네크는 최근 도요타측과 고위 관계자 협상을 가졌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프랑스의 푸조 시트로엥 자동차와 합작으로 체코공화국에 짓고 있는 자동차공장을 위한 부품공장 건설을 구상하고 있다. 또 마쓰다의 경우 5억∼10억유로 규모를 투자, 자동차 공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이처럼 최근 슬로바키아가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생산기지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공산국가에서 탈피, 국가 재건을 추진하고 있는 슬로바키아 정부가 사활을 걸고 외자 유치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 기아차 관계자는 "슬로바키아는 법인세 면제, 공장부지 무상 제공 등 총 투자비의 15%에 해당하는 인센티브 제공은 물론 기아차 직원 자녀들을 위한 외국인학교 설립까지 제시했다"며 "온건한 노조, 도로와 철도 등 우수한 물류 인프라,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 등을 감안, 슬로바키아를 동유럽 생산기지로 최종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도 "기아차에 제공했던 혜택과 동일한 인센티브를 받기로 했다"며 "인센티브에는 부지 무상 제공, 도로·전기·가스·수도 등 인프라 제공 등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특히 18일 슬로바키아 수상관저에서 열린 기아차 유럽공장 협력각서 조인식에는 미쿨라스 쥬린다 총리를 비롯, 파볼 루스코 부수상 겸 경제부장관 등 부수상 2명을 포함하여 총 6명의 부처장관이 배석, 슬로바키아 정부의 관심과 의지를 보여줬다. 기아차 관계자는 "내달 7일 기공식에도 슬로바키아 정부의 고위 인사가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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