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 총선을 앞둔 스리랑카 선거관리위원회가 29일 현직 대통령이 소속한 정당에 유리한 편파 방송을 지속한 국영 TV와 국영 라디오 방송 2곳을 인수키로 결정했다.선관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다야난다 디사나야케 선관위원장이 선거 종료시까지 페레라 선관위 사무국장을 두 국영 방송 책임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총선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과 정적인 라닐 위크레메싱헤 총리 모두 방송의 편파 보도에 대해 비난을 제기하면서 나왔다.
위크레메싱헤 총리측은 국영 언론이 대통령 소속 정당인 '자유동맹'(FA)의 선거 운동 기구로 전락했다고 비난해왔고, 쿠마라퉁가 대통령측은 총리측 국민연합(UNP)이 민영 방송들을 조종하고 있다며 맞서왔다.
페레라 사무국장은 국영 언론이 쿠마라퉁가 대통령측을 지원하고 있다고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국영 언론에 공정한 보도를 촉구하는 편지들이 곧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리랑카 헌법은 선관위원장이 선거기간 중 경찰과 언론에 대한 광범위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는 1948년 스리랑카 독립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스리랑카에 파견된 유럽연합(EU) 선거감시단은 "선관위의 조치가 공정한 선거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AFP 통신등 서방 언론들은 스리랑카내 중립적인 인사들도 국영방송의 편파 방송 행태를 비난해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영 방송국들은 이번 조치가 직권을 남용한 결과라며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부터 반군 세력인'타밀 호랑이'와의 평화 협상 문제를 놓고 위크레메싱헤 총리와 갈등해온 쿠라마퉁가 대통령은 지난달 의회를 전격 해산하고 조기 총선거를 결정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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