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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음악제 참가한 테오도로 안젤로티/"아코디언은 표현력 무궁무진한 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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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음악제 참가한 테오도로 안젤로티/"아코디언은 표현력 무궁무진한 악기"

입력
2004.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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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클래식 무대에서 아코디언은 낯선 악기다. 아코디언 하면 악극단이나 경음악 밴드가 떠오를 뿐, 진지한 음악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물론 음대에도 아코디언 전공이 없다.그러나 세계 최고의 아코디언 연주자로 꼽히는 테오도로 안젤로티(44)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줬다. "유럽에서도 아코디언이 클래식 콘서트에 등장한 것은 1980년대 이후이지만, 오늘날 현대음악 작곡가 치고 아코디언 곡을 안 쓴 사람을 찾기 어려울 만큼 아코디언 곡이 많다"는 것.

이 '나이 어린' 악기가 겨우 20여 년 만에 현대음악에서 자리를 굳히고 급성장한 비결은 뭘까. "음색이 다양하고 강약 조절이 자유로운 아코디언의 특성 덕분일 겁니다. 몸에 밀착시켜 연주하는 데서 오는 육감적이고 역동적인 느낌도 매력적이죠. 한마디로 아코디언은 표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악기입니다."

그는 통영국제음악제 초청으로 26일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극장에서 독주회를 했다. 이날 연주곡은 핀처, 박영희, 샤리노, 호소카와, 베리오의 현대음악으로 모두 1995∼2002년 그가 세계 초연한 작품들이다. 아코디언 소리로 흔히 기대하는 '쿵짝짝 쿵짝짝'과는 전혀 딴판인, 매우 실험적이고 학구적인 곡들이어서 청중을 불편하게 했지만 새로운 음악을 만나는 모험으로는 충분히 흥미로운 것이었다. 그는 "윤이상도 아코디언과 첼로, 아코디언과 현악사중주를 위한 곡을 각각 하나씩 썼다"면서 "이번에는 독주회라서 윤이상의 작품을 연주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사람으로 독일에서 활동 중인 그는 아코디언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 지금까지 그가 초연한 곡이 300곡에 이르고 바로크에서 현대까지 폭 넓은 레퍼토리를 갖고 있다. 바로크음악을 아코디언으로? 고개를 갸우뚱하자 그가 설명했다. "물론 바로크시대에는 아코디언이 없었죠. 하지만 바로크음악은 악기를 지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소리보다는 구조가 중요하기 때문에 아코디언으로도 얼마든지 연주할 수 있습니다."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아코디언이 매우 대중적인 악기이고, 너댓 살 꼬마들도 아주 잘 연주한다고 전하자 "안 그래도 북한에서 연주해달라고 세 번이나 초청을 받았는데, 바빠서 못 갔다"면서 "언젠가 꼭 가야겠다"고 했다. 그의 독특한 독주회는 오늘(29일) 저녁 8시 서울 금호아트홀에서도 볼 수 있다.

/통영=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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